[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최근 온라인에는 싸이월드(대표 김동운)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싸이월드가 곧 사라질지 모른다는 소문이 들렸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수년간 쌓아 온 지인들과의 메시지와 사진, 배경음악과 같은 소중한 추억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많은 싸이월드 이용자들이 정말 오랜만에 PC 앞에 다시 앉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싸이월드 측은 “싸이월드 운영에 변함이 없다”며 “다만 일촌평, 방명록, 쪽지 기능 등은 사용성이 떨어지는 몇몇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실상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했던 과거 ‘싸이월드’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게 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잘가라, 싸이월드…추억 `퍼가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일촌평, 방명록, 쪽지 기능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10월 1일자로 아쉬운 작별을 고하게 됐다. 사진첩, 게시판, 다이어리 등은 그대로 유지된다.
![]() | ||
종료서비스 백업기간은 당초 지난달 30일이었는데 접속자 폭주로 인해 이달 10일까지 한차례 연장 진행할 만큼 오랜만에 소비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1999년 벤처기업으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국내 SNS의 효시라고 볼 수 있다.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됐으며 이후 셀카 문화의 중심에서 활약하며 2007년 회원 수 2,000만 명을 돌파하고 2011년 2,700만 명을 돌파해 ‘국민의 반’이 이용한 서비스 반열에 올랐다.
싸이월드는 지인들끼리 ‘일촌맺기’라는 독특한 인맥관리 문화를 만들고, ‘파도타기’, ‘도토리(전용 가상 화폐)’, ‘미니룸’, ‘일촌평’ 등 차별화 된 서비스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
당시 MP3 음원은 불법다운로드를 통해 공짜로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했던 시절임에도 미니홈피 배경음악만큼은 제 돈 주고 사게 만들만큼 수익성 부분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졌다.
최근 소비자들이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것처럼 당시에는 싸이월드에서 홈페이지를 단장하고, 사진을 올리고, 방명록을 남기는 것으로 그것을 대체했다.
▶새단장 마친 싸이홈, 반응은?
전성기를 구가하던 무소불위 1인자 싸이월드도 모바일 시대 앞에서 몰락이 가속화 됐다.
![]() | ||
도 넘은 도토리 상술 논란, 해킹 사건 등 구설수가 겹치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싸이월드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에 밀려 완전히 설 자리를 잃었다.
이에 싸이월드는 모바일 중심 서비스로의 개편을 마치고 ‘싸이홈’을 탄생시키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싸이홈은 ‘나’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기록하는 공간으로 꾸며 오늘날 SNS에서 느끼는 피로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기록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다른 사람의 소식이나 뉴스, 콘텐츠 등을 피드(feed) 형식으로 모아 제공했던 기존의 싸이월드와 방향성에서 차이가 있다.
이와 함께 지속적으로 싸이월드의 발목을 잡았던 PC기반을 벗어나 모바일 앱과 반응형 웹 등 모바일 디자인 및 사용자환경(UI)을 최적화했다.
▶비공개글 노출? 첫날부터 ‘추억파괴’
싸이월드는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개편 첫 날부터 위기에 봉착했다.
싸이홈이 문을 연 지난 7일 과거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비공개로 설정해 놓은 글과 사진들이 모두 공개됐다는 이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심지어는 이미 삭제한 글이 다시 살아나는가 하면 비공개 폴더에 있던 사진들이 이용자 모르게 설정이 풀려 원치 않는 사생활이 노출됐다는 이용자도 발생했다.
![]() | ||
뿐만 아니라 서버 불안정으로 로그인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거나 화면이 넘어가지 않는 등 접속 장애가 이어져 개편 첫날부터 발생한 문제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비난이 거세지자 싸이월드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트래픽 증가로 인한 서버 부하가 일어나 접속장애가 발생했으며 이용에 어려움을 드리고 있다”면서 “민감한 내용은 오해가 생기기 전에 제대로 안내했어야 했는데 늦어져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어 그는 “로그아웃을 해도 계속 비공개 글이 보인다는 부분은 서버 부하로 화면 전환이 느려져 보이는 것”이라며 “실제로는 절대 비공개 글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싸이월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은 싸늘한 반응과 함께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싸이월드 이용자는 “개편 시작부터 서버 과부하에 비공개글 노출 등 문제가 이렇게 많아서 얼마 남지 않은 이용자마저 잃는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면서 “싸이월드가 경쟁업체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올린 것부터가 코미디”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