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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업계 '질소과자' 개선, 아직도 갈 길 멀다
제과업계 '질소과자' 개선, 아직도 갈 길 멀다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5.12.09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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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오리온 등 개선 노력에도 소비자들 "질소 더 빼고 용량 늘려야"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제과업계가 ‘질소과자 오명 벗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지나친 과대포장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던 오리온(대표 강원기), 롯데제과(대표 김용수), 크라운제과(대표 장완수), 해태제과(대표 신정훈) 등 제과업체들이 기존 가격 그대로 용량을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때 그 질소과자 논란, 기억하십니까?

지난해 국내 제과업계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과대포장’이 공론화되며 전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 지난해 대학생 두 명이 국산 과자를 엮어 뗏목을 만들어 ‘질소과자로 한강 건너기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모습이 SNS를 타고 젊은 층 사이에 퍼지면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과자 속 내용물은 부실한데 비해 포장은 거창하다는 점을 꼬집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덤으로 준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하면서 이른바 ‘질소과자’ 논쟁이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급기야 대학생 두 명이 국산과자를 엮어 만든 뗏목으로 펼친 ‘질소과자로 한강 건너기 퍼포먼스’가 SNS에 공개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국산과자의 과대포장에 지친 소비자들이 그 대안으로 저렴한 수입과자로 눈길을 돌리면서 수입과자 열풍이 불었다. 수입과자 전문매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대형마트에 수입과자 품목이 2배 이상 늘어 국산 과자업계에 커다란 위기가 도래했다.

▶질소과자 오명 벗기…용량은 늘리고 포장은 줄이고

거세지는 소비자 불만과 수입과자의 공세에 위기감을 느낀 제과업계는 결국 질소과자 오명을 벗기 위해 팔을 걷었다.

가장 먼저 오리온이 나서 지난해 11월부터 21개 제품의 포장재를 축소하고 9개 제품의 양을 늘리는 일명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전격 실시했다.

   
▲ 오리온 포장개선

이어 올해 3월 롯데제과가 꼬깔콘의 포장공간 비율을 기존 18%에서 16%로 줄였으며 8월부터는 찰떡파이 케이스의 공간 비율을 기존 12.4%에서 7.1%로 줄였다.

업체들은 과자 양도 늘리기 시작했다.

최근 롯데제과는 초코파이는 중량을 35g에서 39g으로 11.4%를 늘리고, 자일리톨껌도 97g에서 108g으로 11.3% 증량했다.

해태제과는 지난 1월 ‘구운양파’와 ‘구운인절미’의 양을 25%씩 늘렸으며 2월에는 ‘구운오징어’의 양을 늘렸다.

특히 오리온은 올해들어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포카칩을 시작으로 초코파이, 뉴팝 등 인기 제품의 양을 순차적으로 늘려 놀라움을 자아냈다.

포카칩은 가격변동 없이 용량이 10% 늘어났으며 생산 공정 개선으로 제품 내 빈 공간 비율을 25% 미만까지 낮췄다. 초코파이의 개당 중량은 35g에서 39g으로 11.4% 늘리고, 초콜릿 함량도 약 13% 늘렸다. 뉴팝은 최근 군옥수수맛으로 리뉴얼하면서 10% 증량했다.

오리온에 따르면 초코파이, 포카칩 증량 결정으로 70억 원 가량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지만 증량 결정 뒤 포카칩의 한달 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138억 원을 기록해 오히려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번 포카칩 매출 성장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착한 포장 프로젝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소비자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한 증량 및 포장재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질소 더 빼야” 소비자 불만족·불신 여전해

업체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국내 제과업계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에는 여전히 뿌리깊은 불신이 남아있다.

롯데제과는 자일리톨껌 등 일부 제품의 증량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밝혀놓고는 빼빼로, 드림카카오 초콜릿 등 인기 제품 용량은 슬그머니 줄이는 등 제과업계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린 전적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소재 대학생 윤 씨(22.여)는 “조삼모사나 다름없다. 나중에 결국 증량한 만큼 가격을 슬그머니 올릴 것”이라며 “용량을 줄일 때는 아무 말 없이 조용하더니 쥐꼬리만한 증량에는 시끄럽게 생색을 내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 유통 중인 감자스낵의 포장공간비율 검사결과(출처=소비자시민모임)

제품 증량뿐만아니라 포장개선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과제로 보인다. 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자혜, 이하 ‘소시모’)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감자스낵 21개 중 12개 제품이 포장공간비율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스낵류 포장 규칙에서는 공기주입방식(질소충전 봉지과자)포장은 35%, 제과류 포장공간비율은 20%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결과 감자스낵 15개 제품 중 8개 제품이 포장공간비율 35%를 초과했고 일반 제과류 역시 6개 제품 중 4개 제품이 포장공간 20%를 넘어섰다.

소시모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81.9%의 소비자가 감자스낵이 내용량 대비 과대포장이라고 응답한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상황을 반영한 현실적인 제과류의 포장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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