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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더니…" 서울우유·매일유업, 잇단 비리 '악취'
"힘들다더니…" 서울우유·매일유업, 잇단 비리 '악취'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5.12.21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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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업계 수뇌부 연이은 검찰 조사…서울·매일·남양 유업계 소비자신뢰 '추락'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넘처나는 우유재고에도 가격을 내리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오던 우유업체들이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밝혀지면서 소비자의 불신과 배신감이 커지고 있다.

‘우유페이’ 논란에도 비난보다는 우유업체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소비자들은 연이은 비리 소식에 동정은커녕 괘씸죄까지 더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울우유, 매일유업 등 유업계부패 진동

지난 6일 국내 우유업계 1위 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송용헌, 이하 서울우유)과 2위 업체 매일유업(대표 김정완)의 임직원 등 13명이 나란히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업체 주요 수뇌부도 포함됐다.

   
▲ 서울우유협동조합

이동영 전 서울우유 상임이사는 우유 용기 제조업체 대표로부터 8,5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납품 계약 유지를 도와주고 품질검사를 쉽게 통과할 수 있게 해준다는 명목이다.

이 전 상임이사는 사실상 서울우유의 최고경영자로, 지난달 초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자 자리에서 물러섰다.

매일유업 창업주의 차남인 김정석 전 부회장은 횡령 혐의가 드러났다. 김 전 부회장은 회사 수익금 48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은 모두 개인 유흥비와 생활비로 사용됐다.

매일유업의 관계자는 “당사 전·현직 직원 4명이 개인비리차원(배임수재 혐의)으로 구속·불구속 기소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전 경영진인 김정석 전 부회장은 당사가 아닌 본인이 경영하는 4개사와 관련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에선 앓는 소리, 뒤로는 갑질?” 소비자 불신 확산

이번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의 비리 사건은 유업계 전반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 인식을 더욱 키우고 있다.

올해 업황 악화로 인한 근원적 어려움을 끊임없이 호소하며 앓는 소리를 해왔던 우유업체들이 뒤로는 갖가지 비리를 저지르고 있었다는 것이 괘씸죄로 작용했다.

   
▲ 매일유업

지난 10월 급여의 일부를 자사 유제품으로 지급해 ‘우유페이’ 논란을 일으켰던 서울우유 갑질 사건은 오히려 회사의 속사정에 포커스가 맞춰졌고,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재고난과 업황 자체의 침체 등으로 현재 국내 우유업계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전해지는 계기가 됐다.

우유업계 관계자들은 “실질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일반 소비자들의 우유 소비는 점차 줄어드는 상황인데 생산량은 늘면서 재고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며 “수요가 많은 특수거래처(커피전문점 등)는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가 이하로 공급하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일부러라도 우유를 더 마셔야겠다며 우유 소비촉진 운동에 동참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으나 최근 터진 일련의 비리 사건으로 인해 더 이상 업계의 시름을 곧이곧대로 믿고 공감할 수 없다며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원조 갑질 업체로 낙인 찍힌 남양유업에 이어 서울우유, 매일유업까지 업계 3대 업체들이 줄줄이 부패로 얼룩진 모습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더욱 냉담할 수밖에 없다.

▶돌파구 찾기 바쁜데 ‘악재’까지

저출산 여파로 우유 주요 소비층인 유아청소년 인구는 점차 줄어들면서 유제품 시장 성장세가 꾸준히 둔화되고 있으며 향후 전망도 어둡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흰우유 소비량 2012년 28.1㎏에서 지난해 26.9㎏으로 꾸준히 줄고 있는 반면 원유생산량은 계속 늘고 있어 우유 재고량은 적정 수준을 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1년 도입한 원유가격연동제는 유업계의 족쇄가 돼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업계 1위 서울우유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84.5%나 급감했으며 반기 순익은 183억8,200만 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상반기 152억 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이 올 상반기엔 76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업계는 부진한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명 유업체들의 연이은 부패·비리 사건이 불황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리문제는 결국 납품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지며 최종적 피해는 소비자들한테 전가된다”며 “유업체들이 우유 소비 촉구를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비리, 횡령 등의 부정적 사건을 일으켜 소비자 신뢰까지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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