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최근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바람이 불고 있다.
단통법 시행 이후 제한된 지원금으로 인해 프리미엄 단말기 구매가 부담스러워진 소비자들은 중저가 실속형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속형 제품이 통신 시장에 온기를 불어 넣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조사뿐만 아니라 샤오미, 화웨이 등 해외 단말기 업체들도 국내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어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프리미엄에 도전하는 중저가 제품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50만 원 미만 중저가폰 판매비중은 월 평균 34%로 지난해 7~9월 평균인 21.5%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성능을 두고 이미 상향평준화 됐다고 평가할 만큼 최근 중저가 단말기라고 해서 성능이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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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저가 제품 및 프리미엄 제품 사양 및 가격 비교(출처=컨슈머치) |
컨슈머치 조사결과, 삼성전자 갤럭시J7, 화웨이 Y6, TG&컴퍼니 루나, LG전자 CLASS, 샤오미 홍미노트3 등 최근 출시된 중저가 제품들은 삼성전자 갤럭시S6, 애플 아이폰6S 등 프리미엄 제품에 견주었을 때 카메라, 램, 화면크기 등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 사양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홍미노트3의 배터리는 동급 국내제품에 비해 오히려 더 큰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카메라 성능의 기준이 되는 화소 수를 따져도 중저가 제품이 고가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크기 역시 모두 5인치 급 이상으로 비슷했다.
국내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단말기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는 CPU 등 몇몇 핵심 부품에 달려있는데 개별 소비자들의 사용 패턴에 따라 그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이상 '실수' 아니다…가성비 최강 중국제품
올 한 해 샤오미는 파격적인 가격, 뛰어난 상품성, 우수한 성능 등을 무기로 전세계 IT업체들을 긴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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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오미 '홍미노트3' |
이른바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최고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자랑하는 샤오미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자 전세계 소비자들은 중국 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거두고 서서히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실 통신사 위주로 짜여진 대한민국 통신 시장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샤오미, 화웨이 등 외산 제품을 사용하기란 쉽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가 해외 직구 등을 통해 어렵게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한글화를 위해 한글롬 등을 설치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KT와 CJ헬로모바일이 샤오미 '홍미노트3'를 출시하면서 국내 소비자들도 국내 통신사를 통해 샤오미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CJ헬로모바일에서는 2년 약정시 24만 원의 지원금을 통해 6,000원(16GB)이면 구매 가능하다.
화웨이도 LG유플러스를 통해 'Y6'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출고가는 15만4,000원이며 화웨이 고유의 차별화된 UI(User Interface)를 적용했다. ‘Y6’는 공시 지원금과 유통망 지원금 등을 적용하면 사실상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
▶밀려드는 해외 스마트폰…국내 기업 ‘반격’
해외기업들의 위협적인 국내 시장 진출에 대응해 SK텔레콤은 지난 9월 초 국내 제조사 TG앤컴퍼니와 손잡고 ‘루나’를 출시했다. '루나'는 출시 3주 만에 전량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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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루나', KT '갤럭시J7', LG유플러스 'Y6'(왼쪽부터) |
‘루나’는 44만9000원의 가격에도 높은 수준의 사양과 깔끔한 디자인으로 이달 초 판매량 12만 대를 돌파하며 연내 판매량 15만 대를 목표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틀라스리서치컨설팅의 12월 첫째 주 국내 스마트폰 판매 순위를 보면 중저가 제품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다.
7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의 ‘클래스’는 31만 원이라는 저렴한 출고가로 꾸준히 판매 순위에 이름 올리고 있으며 KT를 통해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 J7'은 10위에 이름을 올리며 하루 평균 2,000대 판매를 기록 중이다.
중·저가 제품의 인기에 삼성전자는 오는 1월 ‘갤럭시 A' 시리즈 신제품 '갤럭시 A9'을 사양에 따라 30만~50만 원에 내놓을 예정이다.
KT 이선영 언론홍보팀 과장은 “당분간 중·저가 스마트폰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속형 소비자들을 위해 앞으로도 값싸고 좋은 제품이 있다면 출시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업계관계자는 "샤오미 등 외산폰 사용 시 한글화 적용, 애플리케이션 최적화, A/S 등 아직 확실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소비자들은 구매 전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