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스타벅스(대표 이석구)가 매년 판매하는 ‘럭키백’은 올해도 어김없이 완판을 달성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은 예년과 다른 듯 보인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판매한 ‘2016 스타벅스 럭키백’은 출시 5시간 만에 1만6,000세트가 모두 동이 났다.
출시 후 9년 동안 이어온 럭키백의 인기에도 일각에서는 최근 계속되는 가격 인상과 소비자들의 기대치 하락으로 인해 그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원숭이 해도 완판 행진
매년 1월 스타벅스 럭키팩 출시일이면 수십 명의 소비자들이 오전 7시 전부터 매장 앞을 지키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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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부터 올해로 9번째 출시되는 럭키백은 텀블러, 머그컵 등 각종 MD상품을 담아 판매하는 상품으로 구매 전까지는 내용물을 알 수가 없다. 일본의 복주머니 행사에서 유래한 이 이벤트는 현재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판매된다.
2016년 럭키백은 올해에도 1만6,000세트가 모두 팔려나갔으며 뒤늦게 매장은 찾은 고객들은 빈 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재고가 남은 매장을 찾아 발품을 파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럭키백 이벤트를 통해 하루동안 8억,8,000만 원의 매출을 올림과 동시에 8만 개 이상의 텀블러와 머그컵 재고 물량은 덜어냈다.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홍보효과까지 더해져 스타벅스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올해는 12% 오른 5만5천원
럭키백은 매년 가격과 구성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세트당 1개씩 들어가던 스테인레스 스틸 텀블러가 올해는 2개씩 포함됐다.
럭키백 안에 포함되는 무료음료권은 지난해까지 상자별로 최대 7매까지 무작위로 제공하던 것에서 올해에는 3매를 기본으로 1,000개 럭기백에만 추가 무료음료권을 제공한다.
스타벅스 측은 올해에는 고객들의 서프라이즈를 위해서 무료음료권의 최대 매 수는 밝히지 않을 방침이다.
▲ 스타벅스 럭키백 연도별 가격 추이 |
가격과 물량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2016년을 맞아 지난해 보다 1,000세트를 늘린 1만6,000세트를 준비했고, 한 세트당 가격도 지난해 보다 12%이상 오른 5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스타벅스의 한 관계자는 “가격이 전년보다 6,000원 오른 것은 아무래도 MD상품의 구성 비율에 스테인레스 스틸 텀블러가 2개로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또 재고떨이?…소비자 반응 ‘미지근’
럭키백이 매년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개별 구성품 가격을 따져보면 결코 손해가 나지 않는다는 점과 무작위로 들어간 상품 중에서 인기가 있는 소위 ‘대박’ 상품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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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타벅스 럭키백은 매년 반복해서 재고떨이를 위한 지나친 마케팅 상술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가격은 꾸준히 인상되고 있는 반면 구성품은 갈수록 부실해지고 대부분 비인기 재고 상품들로 채워져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럭키백을 구매했다는 직장인 최 씨(여. 29)는 “2014년에 나온 광복절 머그컵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올해도 재고처리의 느낌을 받았다”며 “올해는 하나하나 직접 골랐다면 굳이 사지 않았을 제품들이 많았다. 내년부터는 아마 럭키백을 구매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한 소비자는 “올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매장도 있었고, 럭키백 후기도 예년보다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면서 “재고떨이에 소비자들의 기대치도 줄고 반응도 식어 머지않아 완판 행진도 끝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