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지난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이하 ‘H지수’) 급락으로 주가연계증권에 투자한 국내 소비자들이 깊은 시름에 잠겼다.
최근 국내 증권사에는 H지수와 연계된 상품에 투자한 소비자들의 해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민 재테크 ELS…지난해만 77조원 발행
주가연계증권은 우리나라 KOSPI지수, 홍콩 H지수, 미국 S&P지수 등 주가지수들과 연계해 투자 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으로 보통 ELS(Equity Linked Securities)로 통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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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 발행금액은 2014년 71조7,967억 원으로 처음 70조 원대를 돌파하더니 지난해는 76조9,499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최근 많은 소비자들이 ELS를 선택하고 있다.
ELS는 자금의 대부분을 안정자산에 투자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구분되며 현재 국내 발행 상품의 대다수는 ‘원금 비보장형’ ELS가 많다.
ELS는 기준가격(녹인베리어, Knock-in Barrier)을 기준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원금손실(녹인, Knock-in)이 발생하는 구조다.
▶H지수 급락…원금손실 공포 직면
H지수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94개 기업 중 우량한 32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H지수와 연계해 발행된 국내 ELS는 약 37조 원으로 전체 ELS 발행 중 55%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H지수가 급락을 거듭하며 지난해 5월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지난해 5월 26일 1만4,081.94포인트까지 기록했던 H지수는 지난 20일 8,015.44포인트를 기록했고 이어 28일 현재까지도 8,000선 아래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H지수 연계 국내 ELS 상품 중 녹인(Knock-in,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품은 현재 2조 원으로 추정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급락세를 이어 가면서 주중 8,000포인트 선을 하회했다”며 “가장 많은 원금손실 물량이 포진한 지수대인 7,000포인트를 하회한다면 대규모 H지수 선물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 "중도 환매보단 만기 보유 추천"
소비자들은 중도환매할 것인지, 만기까지 ELS를 보유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지난 25일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H지수 연계 ELS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는 현재까지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상품마다 녹인 구간이 설정돼 있는데 추후 만기 전까지만 지수가 상승해 녹인 구간 이상만 된다면 원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계속 이어지자 금융당국도 사태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발행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 중 96.7%가 2018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H지수가 회복한다면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수 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기 기간이 많이 남아있을수록 회복의 여지는 더 많기 때문에 2년 이상 만기가 유리하기는 하지만 설령 1년이 남았더라도 회복의 가능성은 있어 환매보다는 만기 보유가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