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시나브로(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다솜(사랑), 나르샤(날아 오르다), 가람(강), 아라(바다), 가시버시(부부) 등 순우리말을 들을 때 기분 어떠세요?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화되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무분별한 외래어, 출처 모를 인터넷용어, 줄임말 등이 범람하는 요즘 시대에 아름답고 정겨운 순우리말 쓰임은 점차 줄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드는데요.
3월 달력을 넘기는 김에 날짜를 말할 때 쓰는 ‘월’과 ‘요일’에도 아름다운 순우리말이 있어 소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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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우리말 표현 |
일(日)요일은 해+날로 해날, 월(月)요일은 달+날로 다날, 화(火)요일은 불+날로 부날, 수(水)요일은 물+날로 무날, 목(木)요일은 나무+날로 남날, 금(金)요일은 쇠+날로 쇠날, 토(土)요일은 흙+날로 흙날이라고 부릅니다.
다날, 부날, 무날은 'ㄹ'탈락 현상으로, 남날은 나무의 옛말 '나모'를 축약해 표현한 것이지요. 또 한날, 두날, 삿날, 낫날, 닷날, 엿날, 밝날이라고 부르기도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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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우리말 표현 |
1월부터 12월까지 일 년 열 두 달을 표현하는 순우리말도 있는데요.
1월은 새해 아침에 힘있게 오르는 달이라고 해서 해오름달, 2월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달이라고 해해서 시샘달이라고 부른데요. 시샘달이라니, 너무 귀여운 표현 아닌가요?
이 밖에도 3월은 물오름달, 4월은 잎새달, 5월은 푸른달, 6월은 누리달, 7월은 견우직녀달, 8월은 타오름달, 9월은 열매달, 10월은 하늘연달, 11월은 마름달, 12월은 매듭달이라고 부릅니다.
굳이 일일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그 의미를 추측할 수 있을 만큼 모두 정겨운 단어들인데요. 이처럼 단순하게 숫자로만 표기할 때 보다 순우리말로 표현하니 그 달의 의미가 훨씬 더 와 닿아 좋은 것 같습니다.
비록 처음에는 입에 잘 안 붙고 생소할 순 있지만, 그래도 가끔씩 특별한 날 멋지게 순우리말 표현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어느 덧 찬 바람 불던 '시샘달'이 지나고 봄 기운 가득한 '물오름달'이 찾아왔네요. 급격히 변화하는 기온차에 탈 나기 쉬운 계절이니 건강 더 유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