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미스터피자, 피자헛 등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와 가맹점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 개선책 요구 시위
최근 MPK그룹(회장 정우현)의 미스터피자는 본사와 가맹점주간 마찰이 수면 밖으로 터지면서 어수선한 상황이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MPK그룹 본사 앞에서 '불공정행위 규탄 및 상생협약 준수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본부에 개선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8월 맺은 본사와 가맹점주간의 상생협약이 무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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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오후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가 MPK그룹 본사 앞에서 상생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집회시위를 진행했다. (사진=미가협 공식블로그) |
협의회 측에 따르면 상생협약 당시 본사는 POS계약을 공개입찰로 진행하기로 했지만, 올해 2월 가맹본부가 나서 독단적으로 미흡한 조건의 계약을 체결했고 뒤늦게 가맹점주에게 통보했다.
또한 협의회는 MPK그룹이 주요재료인 치즈의 공급업체로 정우현 회장의 동생과 관련 있는 업체를 끼어 넣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유가공업체와 직접 거래하면 치즈 10㎏당 7만 원대에 공급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인척 관련 업체를 거래 단계에 추가해 9만4,000원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는 가맹점주 수익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PK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치즈의 경우 현재 경쟁사 대비 최저가로 공급하고 있는데 협의회 측에서는 가격이 더 저렴한 ‘저급 치즈’를 사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POS재계약에 관해서는 상생협약 이전에 이미 진행된 부분이 있었다. 사전에 소통하지 못한 점은 인정하지만 그 이후에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이미 양해를 구했다“고 덧붙였다.
▶트리플박스 출시…피자헛가맹점 ‘분노가 3배'
매각설로 진통을 앓고 있는 프랜차이즈 피자업체 피자헛(대표 스티븐 리) 역시 가맹점주와의 갈등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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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자헛 신제품 트리플박스 (사진제공=한국피자헛) |
피자헛 가맹점협의회는 본사가 가맹점주와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무리한 프로모션과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잇단 신제품 출시를 감행하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논란이 된 신제품 ‘트리플박스’는 갈등에 불씨를 키우는 도화선이 됐다. 피자 두 판과 인기 사이드 메뉴 3종으로 구성된 트리플박스는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2만8,900원에 출시됐다.
그러나 협의회는 본사가 책정한 가격에 동의할 수 없다며 신제품 출시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회원 중 93.7%가 반대한 투표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으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항의 방문을 단행하기에 이르렀다.
한국피자헛의 한 관계자는 "2월간 마켓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트리플박스를 판매한 10개 매장의 매출 증감률이 일반 매장에 비해 24%p 높을 만큼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제품"이라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프로모션에 관련해서 그는 “상생협약에 따라 사전 동의 절차를 거친 후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실제로 58%에 해당하는 프로모션만 진행되고 나머지의 경우 가맹점주의 반대로 보류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소수의 가맹점주들이 상생협약을 왜곡하고 수용하기 어려운 무리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며 "향후 단호한 대응과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명확히 밝힌다”고 말했다.
▶'풍전등화' 피자 프랜차이즈
급격한 외식 트렌드 변화로 현재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0여년 전 피자헛은 매출액 3,002억 원의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매년 부진을 거듭해 지난 2014년에는 매출액이 1,142억 원까지 추락했다. 매각설까지 불거진 피자헛은 지난해 6월부터 임직원 3,800여명의 고용계약을 해지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미스터피자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고 있는 MPK그룹의 매출은 지난 2012년 1,776억 원, 2013년 1,746억 원, 2014년 1,440억 원으로 매년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외식업계는 이러한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위기가 패밀리레스토랑의 몰락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피자 전문점과 패밀리레스토랑은 2000년대 초 외식산업의 양대 산맥으로 외식업을 주름 잡았지만 한식뷔페, 저가 피자 등 새로운 대체재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문화 트렌드는 계속 변하고 있는데 업체들은 단발성 할인 이벤트만에만 기댄 채 적절한 돌파구를 찾기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일부 업체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국내시장은 가맹점주들과 마찰이 계속되고 있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