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냉장고 속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음식들은 대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혹시나 하고 뚜껑을 개봉해 킁킁 냄새를 맡아보면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지만 왠지 찝찝한 마음이 들잖아요.
쌀 한 톨까지 아껴야하는 보릿고개 시절도 아니고, 건강을 해칠 음식까지 다 먹는 것은 오히려 미련한 짓일 수 있죠.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사실 하나는 유통기한과 별도로 식품소비기한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반드시 상한 음식은 아니라는 것이며 두 용어의 차이점을 알아둘 필요는 있습니다.
유통기한은 식품을 시중에 유통시킬 수 있는 기한, 다시 말해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간을 뜻해요.
유통기한에 대해 흔히 ‘음식을 먹어도 안전한 마지막 날짜’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유통업자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법적 기한을 의미하는 것뿐인 거죠.
따라서 유통기한이 다소 지났다 하더라도 개봉하지 않았다면 보관 상태에 따라 섭취 가능해요.
그렇다면 식품소비기한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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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별 소비기한(출처=식품의약안전처, 식품업계) |
식품소비기한이야 말로 소비자가 해당 식품을 먹어도 건강상 이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식품의 최종 시한을 말합니다. 그래서 다른 말로 ‘안전유지기한’이라고도 하죠.
한 해 폐기되는 음식물 가운데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유통기한 임박을 사유로 반품돼 결국 버려지는 음식물이 1조원 규모에 이르는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고 있는데요.
단순히 유통기한이 넘었다고 무턱대고 버리기다 보다 식품소비기한을 따져 구제할 수 있는 녀석(?)들은 구제하는 것이 환경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유익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식품소비기한은 제품마다 따로 표기되지는 않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음식별 기한 자료를 보면 확인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해도 식품소비기한 이내라면 해당 음식을 먹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단, 이는 어디까지나 개봉하지 않은 상태로 제조사가 안내한 적절한 보관방법을 따랐을 때 이야기라는 점, 명심해 주시고요.
마지막으로 노파심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유통기한이 몇 년씩 지나버린 냉장고 속 ‘고대 유물(?)’들은 미련 갖지 말고 제발 좀 버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