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또 ‘회장님’이 갑(甲)질을 저질렀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의 ‘수행기사 폭행’ 사건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미스터피자, 마노핀 등으로 유명한 MPK그룹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경비원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정우현(68) MPK그룹 회장에 대해 7일까지 출석을 요구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3일 오후 10시30분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의 한 건물에서 경비원 황 모(58)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람이 안에 있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 건물 출입문을 잠갔다는 것이 폭행의 이유였다. 대학 소유의 해당 건물 경비원들은 원칙적으로 밤 10시면 출입문을 닫아 왔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 건물에 새로 개장한 자사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가던 중 경비원 황 씨가 건물 입구 셔터를 내리는 모습을 발견하고, 직원을 통해 “안에 사람이 있으니 셔터를 내리지 말라”고 항의했다.
황 씨는 즉각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정 회장은 “내가 안에 있는데 감히 문을 닫냐”며 손으로 황 씨의 얼굴을 두 차례 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황 씨를 때린 직후 현장을 벗어났고, 동료 경비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외부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황 씨는 “건물 안에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오후 10시가 되면 정문을 닫는 게 근무 원칙”이라며 “사건 당시 정 회장한테서 술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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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미스터피자 홈페이지) |
정 회장의 폭행 사건에 대해 MPK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컨슈머치>와의 통화에서 “피해를 당한 경비원에게 어제부터 계속 연락을 시도 하고 있지만 연결이 되고 있지 않다. 연락이 닿는 대로 (정 회장이) 직접 만나 사과의 뜻을 전하는 것이 가장 선결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시 정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도에 대해서는 당사자간 입장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찌됐든 기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을 발생시켰다는 측면에서 인지 및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MPK 측은 또한 경찰 소환 요구가 대해서는 성실히 임할 생각이며, 이후 어떻게 입장을 취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미스터피자는 최근 본사와 가맹점주간 마찰이 계속되면서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가맹점주와의 갈등 역시 정우현 회장의 ‘갑질’이 불씨가 됐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 측에 따르면 정우현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유통업체를 중간 거래 단계에 끼워넣어 치즈값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MPK그룹 관계자는 “납품 받은 업체가 두 곳인데 치즈가격에 전혀 차이가 없다. 오히려 치즈의 경우 현재 경쟁사 대비 최저가로 공급하고 있는데 협의회 측에서는 가격이 더 저렴한 ‘저급 치즈’를 사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