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CJ CGV(대표 서정)가 가격 다양화 정책을 실시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견된 ‘메뚜기족’ 출몰…CGV "잡는다"
CGV의 이번 가격 다양화 정책 가운데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비난과 지탄을 받은 부분은 좌석별 가격차등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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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CJ CGV) |
최근 좌석별 가격차등제의 가장 큰 부작용 중 하나인 이른바 ‘메뚜기족’ 문제가 현실화 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메뚜기족'은 가격이 저렴한 이코노미존을 예약한 뒤 영화 상영 중간에 프라임존으로 자리를 이동하는 관객들을 말하는데 이 문제는 정책 시행 전부터 논란이 됐다.
시행 전 CGV 한 관계자는 “사실 이코노미 좌석을 예약한 뒤 프라임 좌석에 앉는 관객이 발생할까 걱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자리를 이동한 고객을 일일이 잡아낼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CGV 측이 좌석을 이동한 관객에게 추가결제 요구했다는 소식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전해지면서 소비자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애초에 예약한 자리를 벗어나 더 비싼 좌석을 차지한 관객이 잘못한 것 아니냐” 주장하는 가운데 다른 한 편에서는 “관객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애초에 모든 관객의 좌석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면 결국 검사가 복불복 아닌가. 감당도 못할 차등제를 도입한 CGV에 원인이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CGV 측은 ‘메뚜기족’ 수가 많지 않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CGV 한 관계자는 “최근 메뚜기족 이슈가 크게 불거지면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관람 중에 자리는 옮기는 관객 수가 많지는 않다”며 “향후에도 직원들이 상시 검사해 메뚜기족을 잡아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역시 꼼수?…좌석당 430원 인상효과
CGV는 이미 지난 2013년부터 ‘가격다양화’라는 이름으로 매년 관람료 세분화를 계속 추진해 왔지만 올해는 유독 소비자들의 반발과 저항이 거센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김자혜, 이하 소협)는 CGV가 시행한 관람료 정책이 '가격차등화로 포장한 편법 가격 인상'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협이 7일간, 서울지역 좌석 수 기준 상위 5개 CGV 상영관의 예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코노미존의 관람료가 인하됐음에도 가격이 인상된 프라임존의 예약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기간 동안 이코노미존을 예약한 관객은 870명, 프라임존은 1만535명으로, 구역 간 관객수 차이는 1만 명에 육박했다.
즉, 관람료 차등화에 따라 CGV는 약 1,000만 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전체 관객수로 나눠보면 점유 좌석당 약 430원의 가격인상 효과를 봤다는 것.
결국 소비자 선택권 확대보다는 실질적인 가격인상 효과만 꾀한 정책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소협 관계자는 "영화관은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 경기와 같이 규모에 대한 체감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비행기처럼 좌석의 질적 차이가 존재하지도 않는다"며 “결국 다수의 소비자들은 극장 측에서 주장하는 소비자 혜택보다는 가격인상 효과를 더욱 체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GV 가격 인상·세분화 '불가피'…실제 인상 효과는 '200원' 정도
이에 대해 CGV 측도 할 말이 많다는 입장이다.
CGV 한 관계자는 “우리 측에서 예상 시뮬레이션을 돌려 본 결과 430원까지는 아니지만 약 200원 정도의 인상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가격 인상은 가격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10년 전과 비교해 인건비, 임대료, 기타 부가비용은 계속 오른 반면 영화 가격은 약 7,000원 정도로 변동이 크지 않다"면서 "현재 국내 영화 관람료는 무척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기존에 도입하지 않았던 좌석별 가격차등제를 실시하다 보니 반발이 거센 것 같다”며 “그러나 이러한 관람료 세분화는 세계적 추세로 중국, 홍콩 등 해외에서는 요일·시간대·나이 심지어 영화 길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편 CGV 측은 고객들의 의견을 계속 내부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향후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