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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ISA, 실적채우기용 깡통계좌 '득실'…동양사태 재현하나
[기자수첩] ISA, 실적채우기용 깡통계좌 '득실'…동양사태 재현하나
  • 송수연 기자
  • 승인 2016.04.11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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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만능통장'으로 불리던 ISA가 '깡통계좌'로 전락하고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 프로젝트는 금융위원회가 국민 재산 증식을 위해 추진한 사업으로 비과세 혜택이 부각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았다.

시행 전부터 금융권들이 사전 예약 가입자를 대상으로 골드바, 승용차, 해외여행상품권 등을 내걸면서 ISA 시장은 한껏 달아올랐다.

지난달 14일 ISA가 본격 출시되자 금융당국은 연일 ISA 가입자 통계를 발표했고, 이에 은행, 증권사를 중심으로 가입자 유치 경쟁은 점점 치열해져 갔다.

출시 일주일 만에 은행에서는 약 61만 계좌, 증권사에서는 약 4만 계좌를 판매했다. 출시 3주차까지(4월 4일 기준) 은행 112만 계좌, 증권 10만 계좌를 달성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충분히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보이지만 실상은 ‘깡통계좌’, ‘불완전판매’라는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출시 전후 상황을 살펴보면 금융사들은 경쟁적으로 가입자를 받았지만 정작 출시 당일 상품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일부 금융사에서는 이 상황이 며칠간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누구부터 시작한지 모를 경품전쟁은 점차 값비싼 경품이 내걸리며 과열양상으로 치달았다.

일각에서는 경품값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금융권이 직원들에게 강도 높은 영업을 요구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과도한 경쟁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경품이 아닌 수익률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며 “불완전판매 적발 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공허한 울림에 불과했다.

일부 금융사 직원들은 1인당 100좌가량의 의무 할당량을 받았다. 직원들은 이를 채우기 위해 친인척 동원은 물론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한 소비자는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의 부탁으로 신분증 사본을 보냈더니 한 마디 설명도 듣지 못한 채 ISA 계좌가 개설됐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소비자는 심지어 계좌가 만들어진 사실을 ISA를 개설하러 방문한 은행에서 알게 됐다.

이렇듯 실적에 내몰린 금융권 직원들의 묻지마 판매로 인해 수많은 소비자들이 충분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ISA에 가입하고 있다.

불완전판매하면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 지난 2013년 9월 ‘동양증권’ 사태다.

동양증권은 통해 4만 여명의 개인투자자에게 기업어음 및 회사채를 불완전판매했고, 금융당국은 사실상 이를 방치했다. 이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3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동양사태'를 기억해야한다.

11일부터 은행의 일임형 ISA 판매가 시작된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일임형 상품의 경우 불완전판매로 인한 피해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일임형 상품은 기존 신탁형에 비해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은행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ISA의 불완전판매 감독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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