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롯데리아가 지난해 '적자전환'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실적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527억 적자…"버거킹 재팬 탓"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리아(대표 노일식)는 지난해 국내기준 매출액 9,601억 원, 영업이익 134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7%, 영업이익은 -67.8% 줄어든 수치다.
롯데리아 측은 지난 메르스 사태와 외식업계 간 경쟁 심화로 인해 매출액이 소폭 줄었고, 영업이익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신규투자와 광고판촉비 증가 등으로 인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손실 572억 원에 대해서는 자회사인 버거킹 재팬에 영향이 크다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다.
롯데리아 한 관계자는 “자회사 버거킹 재팬의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 548억 원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의 주식가치 재평가 차액인 222억 원이 회계장부에 반영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며 “영업손실이 아닌 미래 위험요인을 장부상 반영한 금액”이라고 해명했다.
▶베트남 등 해외시장 성공 ‘신기루’? 분식회계 ‘의혹’
롯데리아는 이번 실적 발표 시기와 맞물려 롯데리아 베트남 법인이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면서 실적 공시를 한차례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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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베트남 롯데리아 홈페이지) |
그동안 롯데리아 베트남 법인은 현지화 전략의 성공으로 지난 5년간 120억 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달성할만큼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해외 사례로 평가 받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해당 기간 62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롯데리아 베트남 법인은 재고자산을 손실로 처리하지 않는 등 180억 원의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베트남 롯데리아 법인이 국제회계기준(IFRS)상 재고차이 금액을 즉시 비용처리 했어야 하지만 현지 관행상 장기선급비용 계정으로 처리한 것을 지난해 3월 말 발견했고 바로 수정하도록 지시했으나 현지 회계 담당자가 지시를 미이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일로 현지 회계 담당자는 징계를 받고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 패수트푸드 빅3, 맥도날드·버거킹↑ 롯데리아↓
구설수에 오른 해외 법인을 차치하더라도 지난해 롯데리아의 국내 성과는 더욱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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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롯데리아 홈페이지) |
롯데리아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평균 매출 신장률이 31%에 달할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지난 2013년 11.3%, 2014년 1.2% 수준으로 뚝 떨어지더니 지난해 9년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맥도날드, 버거킹 등 소위 패스트푸드업계 빅3로 불리는 업체들 중 유일한 토종 브랜드 롯데리아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 수를 보유했음에도 매출은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매장당 매출 순위는 가장 낮았다. 지난 2014년 맥도날드의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은 24억 원, 버거킹은 11억 원에 달하는데 비해 롯데리아는 8억794만 원이라는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패스트푸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롯데리아와 달리 맥도날드와 버거킹 모두 지난해 두 자리 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와 외식업계 간 경쟁 심화로 인해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고충을 겪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의 경영분쟁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감춰져 있던 해외실적 부진이 드러나면서 롯데리아의 위기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