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제약업계 ‘1조원 클럽’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가 올해도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한 유한양행(대표 이정희), 한미약품(대표 이관순), 녹십자(대표 허은철) 3사 모두 매출이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녹십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부문은 하락했다.
▶빅3 매출 순항…녹십자 “해외사업 수익성 발목”
올 1분기도 제약업계 1위 자리는 유한양행 차지였다.
유한양행은 1분기 274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4억 원으로 16.4% 늘어났으며, 당기순이익은 549억 원으로 62.9% 급증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한올바이오파마 주식 처분에 따른 이득과 유한킴벌리 등 계열사 배당금수익이 더해져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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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분기 제약사 실적 |
6조 원대 기술수출 잭팟을 터트려 지난해 가장 뜨거운 기업으로 오르내린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역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영업과 북경한미약품 등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2016년 1분기 연결회계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19.4% 증가한 2,56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968.7% 증가한 226억 원, 순이익은 152.8% 증가한 410억 원을 달성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매출에는 작년 체결한 라이선스 수익 일부가 반영됐다”며 “국내영업 부문에서는 한미탐스 등 비뇨기 분야 신제품과 아모잘탄(고혈압), 로벨리토(고혈압•고지혈증) 등 주요 품목들이 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국내 사업이 1분기 매출 신장을 주도했지만 수익성 부분에서는 해외 시장이 발목을 잡았다.
녹십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2,458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4% 감소한 109억 원, 당기순이익 규모는 64억 원을 기록했다.
주력인 혈액제제 국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고, 한국BMS제약과 공동판매하고 있는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의 매출 가세로 국내 시장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음에도 다소 부진한 수익을 보인 것.
녹십자 관계자는 “중남미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입찰지연과 글로벌 프로젝트 가동에 따른 연구개발 비용 및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이 둔화됐고, 지난해 일동제약 주식 처분에 따른 지분법 평가이익 감소 등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다소 줄어든 해외 부문 매출은 국제기구 입찰에서 수주한 독감백신 수출분 반영 등으로 2분기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R&D투자 확대, 신약개발 붐…올해도 웃을까?
이들 업체는 향후 R&D투자 확대에 따른 신약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한미약품의 맹활약으로 업계 전체가 활력을 띄게 되면서 리베이트〮약가인하 등 부정적 이슈로 그늘을 거두고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재평가 받게 된 제약산업의 선전이 올해도 지속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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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한미약품) |
실제로 유한양행은 올해 엔솔테크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개발 중인 퇴행성 척추질환치료제가 임상2상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녹십자는 상반기까지는 R&D 투자비용 확대에 따른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4분기 IVIG 미국 FDA 허가가 남아있어 하반기에는 R&D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에게 기술 수출한 비만 당뇨 치료제가 연말 임상 3상에 진입할 예정이며 얀센이 파트너인 비만 당뇨 치료제도 올해 임상 2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배기달 연구원은 “제약업계 신약 기술 수출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하며 눈 높이를 낮춰야 한다. 작년 한미약품같은 대규모 기술 수출이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미약품의 최근 10년간 연구개발 투자 금액은 1조원에 육박하는 9,541억 원이다. 투자 없이 성과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1분기 매출의 7%에 해당하는 192억 원을 R&D에 투자에 했으며, 한미약품의 R&D 비용은 매출액 대비 16.4%에 해당하는 422억 원을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