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사회 초년생들의 재테크의 필수 아이템으로 각광 받던 ‘주택청약 종합통장’ 인기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과거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수단으로, 이자율이 높은 저축 상품으로 인기가 높았으나 최근에는 가입률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다.

▶청약통장 증가폭 ‘약세’
주택청약 종합통장의 가입자 수 증가폭이 감소하는 모습이다.
3년 전 4% 이상의 고금리 혜택을 자랑하던 ‘청약통장’이 거듭된 금리 하향 조정으로 인해 재테크로서의 상품가치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결제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개설좌수는 2,004만1,045좌며 4월 말 기준 개설좌수는 2,045만6,594좌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증가한 계좌 수는 총 41만4,594좌다.
반면, 같은 지난해 같은 기간(1~4월)까지 증가한 계좌 수는 73만9,186좌로 가입좌수 증가폭이 50% 가까이 줄었다.
▶청약 1순위 1,100만 시대… 1순위 가치 하락
지난해 청약제도 완화로 서울 및 수도권 1순위 자격이 기존 가입 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됐다.
이에 따라 올 4월 말 기준 1순위 가입자는 1,169만2,631명으로 전체 가입자(2,045만6,594명)의 57%를 넘어섰다.
이로써 1순위 가치가 떨어졌다고 지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윤모씨는 “오래 묵혀든 청약통장이 있어도 1순위 자격 보유자가 많아지다 보니 당첨 확률은 크게 줄어 상심이 크다”며 “1순위에 대한 희소성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또 부산광역시 사하구에 사는 김모씨는 “1순위 자격이 있더라도 당첨가점 내에 들지 못하면 유주택 청약자와 경쟁해야 한다”며 “청약통장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금융결제원 금융정보부 주택청약기획팀 관계자는 “제도 및 환경의 변화보다도 가입자 증가수가 줄어든 것은 청약통장을 필요로 하는 잠재적 고객이 많이 줄어든 탓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부양가족수, 통장보유 기간 등이 반영되는 가점제가 있기 때문에 똑같은 1순위라고 해도 가점제에 약하면 청약에서 불리할 수는 있다”며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점차 감소하는 것은 통장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금리 하향 조정… 재테크 매력 사라져
업계는 많은 원인 가운데서도 특히 ‘고금리 매력’이 사라지면서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몇 년 전만해도 시중은행 적금보다 높은 금리를 자랑하던 청약통장 금리가 하향 조정되면서 가입자 수도 나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3월과 6월 청약저축 금리를 각각 0.2%p, 0.3%p 내리더니 10월에 추가로 0.3%p만큼 금리를 인하했다.
올해 1월 4일에도 주택청약종합저축 이자율을 0.2%p 낮춰 현재 청약저축 최고 이자율은 연 2%(2년 이상 유지 시)다.
만약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해지하면 금리는 더 낮아진다. 가입 1년 이상 2년 미만인 경우는 1.5%, 1년 미만은 1.0%가 적용돼 사실상 재테크의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반 적금보다 금리가 높아 영업점에서도 청약통장 가입을 권유할 수 있었는데 금리가 여러번 낮아지다 보니 특별히 권유할 메리트가 없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은행은 청약 통장을 팔고 나면 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현재도 꾸준히 권유하고는 있지만 고객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청약 조건이 안되는 고객도 재테크 형태로 많이 가입했으나 현재는 재테크로서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져 청약이 필요한 고객 외에는 수요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