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1년된 샌들인데 끈이 떨어졌어요. 환불해주거나, 교환해 주세요”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다양한 상품,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대형마트들의 빠질 수 없는 고민 중 하나는 고객 민원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가격 및 품질 비교는 물론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적 근거나, 해결 방법 등도 직접 확인해 대응한다.
심지어 같은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힘을 모아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이렇듯 고객이 스마트해진만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들도 적절한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황당한 민원과 막무가내인 고객에는 속수무책이다.
▶천차만별 고객 불만…상황 따라 유연하게 대응
대형마트는 생활필수품, 식자재 등 생활밀착형 제품을 다수 판매하는데, 그만큼 소비자별로 구매하는 상품 종류가 많다.
자연스럽게 계산과 관련된 민원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계산원이 실수로 바코드 입력을 잘못했거나 구매 상품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포인트가 적립되지 않았을 때 등 다양한 민원들에 대해 대형마트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먼저 계산 및 적립 등 간단한 문제는 소비자가 매장 방문 시 영수증 등을 지참하면 바로 문제가 해결된다.
만약 소비자가 매장 방문이 어렵다면 고객센터를 통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고객센터로 접수된 민원은 해당 점포 등으로 전달돼 고객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민원이 접수된 점포는 고객과 대면 또는 유선을 통해 해결 방법을 제시하게 된다. 고객이 이에 수긍하거나 만족하면 불만이 해소된다.
일반적으로 고객이 고객센터로 불만을 제기할 경우 제품, 구매 시기, 판매 형태 등 상품 정보와 불편 사항에 대해 언급하게 되는데 고객센터는 고객의 구매정보를 바탕으로 문제를 어디서 해결할 수 있을지 판단 후 소비자 불만과 가장 가까운 매장 내 부서나 팀을 연결해 유연하게 대처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트 내에서 발생되는 소비자 불만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정해진 대응 절차가 있어도 다 설명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어 대응 절차를 한정 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상품 수만큼 고객 민원도 '가지가지'
정당한 사유로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업체 측에서도 당연히 적절한 대응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황당한 요구를 하거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고함을 치거나 난동을 부리는 고객들이다.
다음은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에서 실제로 있었던 황당 사례다.
# 소비자 A는 구매한 과일이 맛이 없다고 환불을 요구했다. 매장 직원들이 그 자리에서 맛을 봤지만 당도가 높아 환불이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자 A는 과일을 직원들에게 던지는 등 난폭함을 보였다. 심지어 구매 상품은 어느 정도 먹은 상태였다.
# 소비자 B씨는 xx점에 오면 항상 직원에게 카트를 끌라고 주문한다. 본인이 쇼핑을 마칠 때까지 직원이 물건을 마트에 실어주고 계산을 끝내면 포장까지 마무리 해 차에 넣어준다.
# 소비자 C씨는 구입한지 1년이 된 샌들에 끈이 떨어졌다며 환불, 교환을 요구한 고객에게 환불, 교환은 어렵다고 안내하자 매장에서 난동을 피웠다.
#소비자 D씨는 특정일에 구매한 감자를 먹고 병원에 다녀왔다며, 병원비를 요구했다. 해당일에 감자를 구매한 고객 중에서 이의를 제기한 소비자는 아무도 없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2만 여 가지가 넘는 상품을 다루고 있고 사람이 하는 일이 실수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실수를 찾아 보상받으려고 오는 고객도 있다”며 “이해할 수 없는 고객분들이 간혹 있다”고 말했다.
▶악성 고객도 '고객’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난감한 요구를 하는 고객도 한 명의 고객으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대형마트들에 따르면 간혹 큰 소동이 일어나는 경우 계산원이나 일반 직원은 후방으로 철수시키고 점장이나 서비스파트장 같은 선임들이 나서 고객과 다시 대화를 시도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점포에서 발생하는 소동의 경우 선임이 고객과 직접 대화에 나선다”며 “가급적이면 조용한 곳에서 고객 마음을 누그러뜨리려고 노력하고 부드럽게 처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대형마트는 여러 상황에 따른 매뉴얼이 따로 마련돼 있고 악성 민원 등의 경우에도 대응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며 “깐깐한 고객들에게 적절하게 대응하면 신뢰가 쌓여 매장을 믿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매장 내부에서 고함을 치거나 욕설을 하는 고객 등 통제가 안 되는 경우라면 최대한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며 “다른 고객들이 보는 시선도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객 요구에 응할 때도 있지만 모든 부당한 요구를 다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