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최근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안전 대책 마련이 미흡해 논란이다.
‘드라이브스루’는 차량을 이용해 지정된 주행로를 일렬로 이동하면서 주문·계산·수령하는 과정을 일원화한 서비스로 ‘Drive Through’가 정확한 표현이지만 일반적으로 ‘Drive Thru’로 줄여서 사용하며, ‘승차 구매’ 또는 ‘승차 구매점’이라는 용어로 풀이할 수 있다.
전국에서 운영 중인 드라이브스루는 올 1월 기준 맥도날드 221개, 스타벅스 62개, 롯데리아 47개, 버거킹 26개, 엔제리너스 10개, KFC 8개, 크리스피크림도넛 1개, 교촌엠도씨 1개 등으로 추정된다.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이 전국의 드라이브스루 이용 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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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이브스루 매장 방문 시 불편한 점(출처=한국소비자원) |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진출입 시 인도를 지남에 따라 보행자가 신경 쓰인다’(189명, 37.8%), ‘매장주변에 차량이 많아 운전에 방해 된다’(94명, 18.8%)고 응답해 절반 이상(56.6%)이 보행자와 차량의 안전문제로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 중 60명(12.0%)은 드라이브스루 매장 이용 중 실제 차량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대상은 매장 및 주변 ‘시설물’이 35명(7.0%)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차량’ 29명(5.8%), ‘보행자’ 23명(4.6%) 순이었다(중복응답).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사고 위험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246명(49.2%)에 달했다.
한편, 이용자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차량 동선에 안전관리요원 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131명,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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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이브스루 매장 안전 확보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점(출처=한국소비자원) |
한국소비자원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드라이브스루 매장 33곳을 조사했다.
총 9곳(27.3%)은 매장 출차 시 운전자의 시야가 건물이나 담벼락 등에 가로막혀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나 차량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5곳은 시야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도로반사경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주변 보행자나 다른 차량에 차량 진출을 알리는 출구 경보장치는 12곳(36.4%)이 아예 설치하지 않았고, 설치한 곳 중 3곳(9.1%)은 작동하지 않았다.
조사대상 매장 모두 차량 진출입 시 보도를 통과해야 하는데, 진입로와 진출로가 분리되지 않거나(4곳, 12.1%), 주유소 출구로 진입함(14곳, 42.4%)에 따라 차량 동선이 겹쳐 교통혼잡 및 사고발생이 우려됐다.
일부 매장은 주행로와 맞닿은 보도를 구분하는 차단시설이 없고 주행로에 오토바이 등이 주차돼 있거나, 보도를 횡단하는 차량 진출로가 최단거리가 아닌 사선으로 길게 나있어 차량이 보도를 과도하게 침범하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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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출처=맥도날드 홈페이지) |
설문 응답자들이 드라이브스루 시설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가장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지적한 ‘안전관리요원’이 배치된 곳은 한 곳도 없었는데, 이용차량이나 보행자가 많은 시간대에 안전관리요원을 두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드라이브스루는 식품접객업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며 별도의 시설기준 및 입지 제한이 없고, 매장 진출입 시 보도를 횡단 사용하는 경우에도 도로점용허가를 받는 것 외에 별도의 안전대책 마련 의무는 없는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드라이브스루 시설 이용자 및 보행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드라이브스루 시설기준 및 차량 출입을 목적으로 하는 도로점용 시 안전대책 마련을 관계 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