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시중은행 및 민간 금융기관들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면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노사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용자협의회는 26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5차 대표자 회의를 통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 KEB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농협은행, 수협중앙회, 금융결제원, 한국자금중개 등 대부분의 회원사들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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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0일 농협본관 광장에서 진행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총파업 3차 결의대회 |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 간 산별교섭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사측의 지속적인 설득과 협상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 등 사측의 요구안에 대한 철회만을 주장하며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와 같은 산별교섭을 통해서는 성과연봉제 도입 등 시급한 현안 해결에 한계가 있어 부득이 개별 교섭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이를 위해 회원사들은 자율적으로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기로 했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27개 회원사 중 22개사가 탈퇴를 의결함으로써 사용자협의회는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자산관리공사 등 7개 금융공기업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고 노조의 동의 없이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바 있다.
결국 시중은행 역시 연내 성과연봉제를 도입을 위한 강경책으로 사용자협의회 탈퇴 움직임을 보이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 측은 이를 즉각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개별 협상에는 절대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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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0일 농협본관 광장에서 진행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총파업 3차 결의대회 |
금융노조 관계자는 “지난 3월 금융공기업들이 탈퇴 이후 어떤 불법행위들을 저질렀는지를 반추해보면 이번 시중은행들의 사용자협의회 탈퇴 목적은 분명하다”며 “노동자의 힘은 흩어놓을수록 약해진다는 점을 노려 10만의 큰 단결을 깨뜨리고 개별교섭을 시도하며 그 과정에서 온갖 불법적인 협박과 회유로 인권을 유린해서라도 성과연봉제를 강제 도입하겠다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95.7%가 성과연봉제를 거부하며 총파업 돌입을 결의했는데도 불법, 탈법적인 강제도입을 강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10만 금융노동자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걸고 승리하는 순간까지 어떤 포기도 없이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금융노조는 오는 9월23일 총파업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번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2014년 9월 이후 2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