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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말썽통장' ISA, 뼈 아픈 수익률 오류
[기자수첩] '말썽통장' ISA, 뼈 아픈 수익률 오류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6.09.12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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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출시 전부터 출시 후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이하 ‘ISA’)가 수익률 공시 과정에서도 제대로 말썽이 생겼다. 이쯤 되면 ‘만능통장’이 아니라 ‘말썽통장’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문제가 처음 수면 밖으로 드러난 건 IBK기업은행이 ISA 수익률 ‘뻥튀기’ 의혹에 휘말리면서다. 지난달 28일 금융투자협회는 'ISA 다모아'를 통해 각 금융회사별 일임형 ISA 수익률을 일제히 공개했는데 이 공시에서 기업은행의 ISA 수익률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업은행이 출시한 고위험 모델포트폴리오(이하 'MP')의 수익률이 2.05%로 은행권 일임형 ISA 상품 중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문제가 제기되자 수익률을 다시 계산해본 기업은행은 당초 2.05%로 공시했던 수익률을 이틀 만에 손바닥 뒤집듯 0.84%로 정정했고, 추가로 7개 MP의 수익률도 재조정했다.

최초 가입자 기준으로 3개월간의 MP 수익률을 산출해야 했는데 공시 기준을 잘못 해석하는 바람에 가입한 지 3개월이 안 되는 중도 가입자들의 수익률이 반영돼 수익률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전수조사를 통해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총 6 곳을 추가로 적발한 금융당국 역시 금융사들이 고의로 수익률을 부풀렸다고 보고 있지는 않다. 그저 업체들이 수익률 산출업무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한 단순 계산 착오로 결론 내렸다.

한 마디로 수익률 산정방식이 다소 복잡해서 기준가 등을 협회 기준과 다르게 적용하면서 오류가발생했다는 것인데 한 업체도 아니고 다수의 업체들이 이러한 기초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오히려 놀라움이 더욱 크다.

수익률 계산 실수 후 오류를 바로 잡을 기회를 놓친 것도 뼈 아프다.

업체들이 엉터리 수익률을 공시하기 전 오류 검증 단계를 거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등 약간의 신중만 기했어도 이토록 대대적 망신살은 피할 수 있었을 테다.

기업은행의 경우 수익률 공시 오류와는 별개로 자산운용 관련 행정지도를 위반해 금융당국이 법률적 제재까지 검토 중이다.

기업은행은 MP 운용방법을 변경하고도 기존 고객을 제외한 신규 고객에 대해서만 이를 적용해 2,686명의 고객에게 총 300만 원의 손실까지 끼쳤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바탕 웃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는 기업은행의 실수로 1만6,415명의 고객에게는 오히려 총 4,700만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은 이익고객에 대해서도 고객의 자산이 실제로 운용된 결과이므로 이를 환수하지 않고 수익률을 그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황당한 실수에 대한 대가가 뒤따른 셈이다.

금융거래는 무엇보다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이번 기업은행 등 금융사들의 수익률 공시 오류는 더욱 치명적이다. 고의가 아닌 실수라고 해서 덮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른 업종도 아닌 금융권에서 ‘낮은 이해력’을 바탕으로 이토록 어이없는 ‘계산 실수’가 벌어진데 대해 당연히 고객 입장에서는 “수익률 계산도 제대로 못하는 바보(?)들한테 내 돈을 믿고 맡겨도 될까?” 걱정과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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