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남아도는 우유때문에 결국 원유값이 인하됐지만 실제 유제품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원유값 18원 내렸는데 유제품 가격 ‘그대로’
지난 6월 낙농진흥회(회장 이근성)는 우유 소비정체와 원유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원유 기본가격을 리터당 18원 내리기로 결정하고 8월부터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원유 기본가격은 리터당 940원에서 922원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원유값이 인하된지 두 달이 다 돼가는데도 유업계는 유제품 소비자가격에 인하분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송용헌), 매일유업(회장 김정완), 남양유업(회장 홍원식), 연세우유(대표 김석수 이사장)등 유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인하’를 두고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시장 상황 등을 고려 중이라 결정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며 “아직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격 반영까지 '시차'
유업계는 가격을 조정하는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최종 소비자가를 구성하는 요소는 원유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원유 값만 가지고 인하할 수 없기 때문에 검토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남양유업 역시 소비자가격 책정 시 충분히 협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원유가가 하락했지만 폭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여러 유통과정을 거치다 보면 실질적으로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여지는 작다”며 “유업계가 쉽게 가격 결정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가격 인하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로서는 가격이 조정 되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으로 내리기가 버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원유가 상승 시 유제품 가격 인상은 즉각 처리하면서도 원유가 하락에는 뜸을 들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상 시에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검토해야 할 내용들이 많아 즉각적으로 가격 인상을 하기 어렵다”면서 “2013년 8월 원유가 인상됐으나 적용은 9월 말이 돼서야 가능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