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김재수 농림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문제로 촉발된 국정감사 파행이 연일 지속되면서 산적해 있는 금융권 과제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멈춰버린 국감…산적한 금융권 과제 ‘표류’ 중
금융위원회 이어 금융감독원 국감도 파행으로 끝이 났다.
29일 국회 정무위 금융감독원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이 날 금감원 국감에서는 금융공기업 낙하산인사 논란, 자살보험금 미지급 문제, 삼성생명 지주사전환 이슈, 성과연봉제 도입,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은산분리 완화,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증가 등 주요 금융권 쟁점 사안들이 논의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재수 농림부 장관 해임안 단독처리로 새누리당이 국정감사 일정의 전면 거부를 전면 선언하면서 26일 국감시행 이후 연이은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 국감장에서 정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이학영 의원은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사흘째 국감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중”이라며 “오늘 금감원 국감에도 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아 진행하지 못할 것 같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야당 간사 간 논의를 통해 이후 국감 및 증인 채택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날 일반증인으로 참석한 진웅섭 금강원장을 비롯한 수십명의 금감원 임원들이 30여분을 기다리다 돌아갔다. 앞서 지난 27일 금융위 국감에서도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증인으로 3시간여를 기다리다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증인 출석 예정됐던 금융업계 수장들…모두 무산
당초 27일과 29일 금융위·금감원 국감에는 금융권의 업권별 수장들 역시 관계법령 위반여부를 놓고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지난 27일에는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부실화 등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관련해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의 증인 출석이 예정 돼 있었다.
또한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한국증권금융 운영 및 낙하산 인사와 관련 증인 출석이 요구됐으며, 이상운 효성 대표이사는 증권선물위원회의 해임권고 불복과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이었다.
29일 금감원 국감에서도 낙하산 논란과 관련해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관련 증인으로 출석이 예정돼 있었으며, 보험업 관계법령 위반과 관련 증인으로 김남수 삼성생명 부사장, 고객정보 이용 및 카드대출 관련 이찬홍 신한카드 영업부문장이 일반증인으로 불려나올 예정이었다.
이외에 금융계열사 퇴직연금 몰아주기 관련으로 증인으로 김홍제 HMC 투자증권 사장이 증인 출석을 요구 받았으며, 자본시장 관계법령 위반 관련 류혁선 미래에셋증권 투자솔루션 부문 대표, 대부업 관계법령 위반 여부를 놓고 임진구 SBI 저축은행 대표 등을 포함한 총 9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이어지고 있는 국감 파행으로 해당 증인들을 다시 소환해 현안들을 다룰 수 있을 지는 다소 회의적이다. 남은 국감 일정을 소화하기도 촉박한 상황에서 이미 놓친 금융권 과제들을 다루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편 정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이학영 의원은 "국감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음에 죄송스럽다"며 "추후 여야 간 논의를 거쳐 주요 국감 일정과 증인 채택 등을 다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