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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미약품 '무너뜨린 신뢰' 제약株 와르르
[기자수첩] 한미약품 '무너뜨린 신뢰' 제약株 와르르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6.10.11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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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지난해 한미약품이 이뤄낸 성과는 참으로 눈부신, 그야말로 걸작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초대형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시켜 지난해에만 총 8조 원대 ‘잭팟’을 터트린 한미약품은 한국 제약업계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연히 주식 가치도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탔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10만 원대 초반 선에 형성돼 있던 주가가 11월 무렵에는 80만 원대까지 훌쩍 치고 올라갔을 정도다. 증권가는 머지 않아 한미약품이 ‘황제주’로 등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뿐만 아니다. 한미약품의 성장은 제약업계 전반에도 엄청난 호재로 작용하며 '리딩업체', '대장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바이오·제약업종을 중심으로 포스트 한미약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제약주가 일제히 들썩였고, 침체됐던 업계 전반이 활기를 띠었다.

불과 열흘 전에도 한미약품은 미국 제넨텍과 1조 원 규모의 표적항암제 기술을 성사시켰다고 발표해 ‘역시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또!’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 제약업계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단 하루만에 한미약품은 정반대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미약품은 1조 원의 기술수출을 알린 바로 다음 날 장중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폐암신약(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해지’라는 대형 악재를 공시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고,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절묘한 시간차 공시였고, 그 사이 수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게 됐다. 이 일로 피해를 본 70대 한 투자자가 본사 앞에서 분신 자살 소동을 벌이는 일까지 발생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늑장공시뿐 아니라 내부자거래를 통한 정보의 사전 유출 의혹과 관련해서도 도마에 올랐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한미약품 기술수출 해지 정보가 공유된 카카오톡 대화방 캡처 화면을 확보해 조사 중에 있어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는 형국이다.

또한 이번 한미약품 사태는 단순히 업체의 주가 하락을 유발시키는 선에서 끝나지 않았다. 코스피 제약주 전반에도 영향을 끼쳐 시총이 이틀 사이 약 3조 원 가량 증발해버렸다. 순식간에 바이오·제약업종 전체에 불똥이 튄 것이다.

모든 투자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특히 한껏 주목도가 올라간 리딩업체가 이토록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을 하면 파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미약품에 이번 ‘일탈’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위험했고, 방자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한미약품 사태로 인해 만약 "업계 전체를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진다면 펀더멘털이나 모멘텀에 상관 없이 장기적으로 제약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미약품 한 업체로 인해 바이오·제약업종 전체가 ‘도매급’으로 넘어갈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루 빨리 시장의 신뢰를 되찾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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