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KEB하나은행이 현 정권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모녀’에게 특혜 대출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땀을 빼고 있다.
31일 KEB하나은행(은행장 함영주)은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의 외화 대출 특혜 의혹에 대해 일반적인 거래로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최 씨는 지난해 12월 딸인 정 씨와 공동명의로 된 강원도 평창의 10개 필지를 담보로 KEB하나은행에서 약 25만 유로(3억2,000만 원)를 빌렸다. 이 과정에서 최 씨는 계좌로 돈을 송금 받는 통상적인 절차가 아닌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은 후 독일 현지에서 외화를 받는 방식을 취했다.
업계는 최 씨가 계좌 이체나 송금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편법으로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과 함께 이를 도와준 KEB하나은행이 최 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화 지급보증서는 기업·개인 발급이 모두 가능한 일반적인 거래”라며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현재 KEB하나은행의 외화지급보증서를 발급 받은 고객은 총 6,975명인데 이 가운데 개인고객은 802명으로 약 11.5%에 해당될 정도로 이례적인 거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한 외화지급보증서는 부동산담보를 취득 후 발행한 건이라고 덧붙였다.
최순실 모녀를 도운 독일법인장이 올해 1월 한국 지점장으로 발령받고 임원으로 승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 독일법인장은 해외근무 경력이 풍부하고 우수한 영업실적 및 뛰어난 업무 추진력 등을 감안해 적정한 임원 선임 절차를 거쳐 임원으로 선임 된 것”이라며 “현직임원 중에서도 해외 지점장 및 법인장으로 재직 중 임원으로 승진한 사례 다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은 "최순실의 조력자로 의심되는 KEB 하나은행 독일법인장 이 모씨가 올해 1월 한국 지점장으로 발령받고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특혜를 받은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26일까지 KEB하나은행의 종합감사를 진행 중이던 금융당국은 최순실 모녀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이 불거진 이후 감사 기간을 1주일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