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라면시장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농심이 흔들리고 있다.
▶농심, 라면점유율 ‘감소세’
한때 국내 라면시장에서 8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던 농심의 벽이 허물어지는 모습이 역력하다.
농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68.9%였다. 2014년에는 64.3%, 2015년은 61.5% 등으로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 | ||
▲ 보글보글 부대찌개면 대형마트 판매현장. |
작년 3분기 농심의 점유율은 62.6%로 압도적이었지만 오래가지 못했고, 현재 50% 대로 떨어져 있다.지난해 농심은 ‘짜왕’으로 짜장라면 시장에서 새 지평을 열며 한 분기에만 350억 원을 넘게 팔아 치웠다.
이번 분기에는 프리미엄 라면 매출액이 260억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마진율이 좋은 라면 매출이 감소하자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보다 점유율이 오른 점은 고무적이지만 이번 3분기는 전년 동기에 못 미치는 55~56%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쫓고 쫓기는 라면 시장
최근 국내 라면시장은 트렌드에 따라 매출이 요동치고 있다.
농심의 점유율이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는 이유도 트렌드를 따라 오뚜기, 삼양사, 팔도 등 경쟁사들이 맹추격에 나서기 때문이다.
특히 오뚜기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월 21.5%, 8월 23%, 9월 22.2%로 20%대를 유지하며 라면시장 2위 자리를 굳힌 상황이다.
오뚜기가 2위 자리를 굳건히 하며 농심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 데에는 프리미엄 짬뽕인 ‘진짬뽕’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농심 ‘짜왕’이 대히트를 하면서 업계에 경쟁의 불씨를 당기더니 ‘짜장’에 이어 ‘짬뽕’이 트렌드의 중심이 됐다.
짜왕의 성공을 지켜본 오뚜기는 짬뽕 전쟁에 사활을 걸었고 농심이 마케팅 실패를 되풀이 하는 동안 ‘진짬뽕’을 히트시키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 ‘진짬뽕’이 나온 뒤 1달이 지나서야 농심이 ‘맛짬뽕’을 내놨을 정도로 오뚜기가 프리미엄 짬뽕 시장에서 선점효과를 확실히 누렸다”고 성공 요인을 풀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트렌드에 따라 후발주자들이 비슷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면서 “대체재가 풍부해지면서 시장점유율 확대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심 실적 달린 ‘라면’…“제품력으로 인정받겠다”
라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지만 여전히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50%가 넘는 상황으로 1위 자리는 여전히 굳건해 보인다.
![]() | ||
▲ 출처=농심 IR정보 |
그러나 지난해 농심의 총 매출액을 살펴보면 총 2조165억 원으로 이 가운데 라면사업 1조2,605억 원으로 62.5%를 차지하며 스낵이 15.5%, 음료가 5.1% 순이다.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라면의 시장점유율 하락에 따른 타격이 그만큼 크다. 농심이 점유율 하락을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이유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짬뽕으로 인해 어느 정도 점유율이 떨어진 부분이 있지만, 올 상반기 부대찌개면 출시로 점유율을 되찾고 있는 중”이라며 “오르락 내리락하는 시장점유율에 집중하기 보다는 좋은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