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크라운제과(대표 윤석빈)와 해태제과식품(대표 신정훈)의 주가가 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허니버터칩 열풍과 올 초 해태제과식품(이하 해태제과)의 유가증권 상장으로 나란히 상승 탄력을 받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힘을 잃은 상황이다.
▶’허니버터칩 효과’ 해태제과 상장·크라운제과 액면분할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은 지난해 대한민국을 온통 허니앓이에 빠트리며 소위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을 현실로 만든 메가히트상품이다. 출시 첫해인 2014년 110억 원이던 허니버터칩 매출은 지난해 523억 원으로 약 5배가랑 증가했다.
허니버터칩의 대성공은 당시 비상장사였던 해태제과 대신 모기업 크라운제과의 주가를 하늘 높을 줄 모르게 끌어올렸다.
실제로 작년 초만 해도 18만 원대에 불과했던 크라운제과의 주가는 지난해 8월 장중 한 때 90만 원을 육박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50만 원대 이상 고가주 반열에 오른 크라운제과는 결국 지난 2월 1주당 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변경하는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더불어 허니버터칩은 해태제과를 14년 만에 증시로 복귀시킨 일등공신이다. 해태제과가 크라운제과 품에 안긴지 11년 만에 일이다.
15년 전 유동성 위기로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했던 해태제과는 ‘효자상품’ 허니버터칩을 등에 업고 올해 5월 위풍당당하게 증시로 귀환했다.
▶”꿀 다 떨어졌나?” 크라운-해태 주가 동반 하락세
해태제과의 증시 복귀 서막은 무척 화려했다.
상장 이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5거래일 만에 공모가 1만5,100원의 4배 수준으로 뛰며 모회사인 크라운제과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했다. 자회사 해태제과의 급등세에 크라운제과도 덩달아 이틀 연속 상한가를 터치했다.
허나 달콤했던 순간은 생각만큼 오래가지 못했다.
해태제과는 상장 6거래일 만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나오며 하락 국면에 접어 들었다. 크라운제과 역시 ‘액면분할 효과'가 하루 만에 그치며 약세로 전환됐다.
시장에서는 이미 해태제과가 올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허니버터칩의 인기마저 식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치솟는 주가 흐름에 우려를 제기해 왔다. 한 마디로 해태제과의 주가가 고평가 됐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허니버터칩의 물량을 늘리기 위해 증설한 문막 제 2공장은 '뒷북' 투자로 평가받았다. 공장 완공으로 공급은 늘었지만 반대로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한 풀 꺾이면서 엇박자 흐름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1~9월) 크라운제과의 누적매출액은 9,067억 원으로 전년 동기(9,106억 원) 대비 0.4% 감소했다. 누적영업이익은 754억 원에서 579억 원으로 30% 가량 쪼그라들었다.
이에 대해 크라운제과 한 관계자는 "올 여름 아이스바 가격표시제를 시행했는데, 아직 납품가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아 영업이익 감소하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성장을 위해 스낵 등 제과 카테고리에서의 신제품 흥행과 기존 스테디셀러의 매출 회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크라운제과의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고점 대비 40% 가까이 하락하는 등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경영권 승계 이슈가 부각되면서 단기 주가 변동성의 확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