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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올해 이랜드그룹은 여러 악재 속에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그룹 계열사 이랜드파크의 외식브랜드들이 아르바이트생의 임금 일부를 미지급한 사실이 공개되며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외식브랜드만 24개, 매장은 전국 650여개를 운영 중인 이들은 무려 360여개 매장에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져 소비자들의 분노를 샀다.
이번 일로 소비자들은 외식 사업뿐 아니라 패션, 유통을 포함한 이랜드그룹의 모든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고려하겠다는 소비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사태 진압을 위해 즉각 사과문을 게시하고 보상 절차를 내놨지만 오히려 형식적인 사과라는 비아냥만 들었다.
이런 와중에 이랜드그룹의 경영이념에 새삼 눈길이 간다.
직원과 투자자를 위해 이익을 내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나눔’
과정의 정직과 노력한 만큼만 거두는 떳떳한 성공, 존경받는 부자가 되고자 하는 ‘바름’
직장은 인생의 학교로서 수고한대로 거두는 법칙을 배우고 관계 속에서 사랑과 용납을 배우게 하는 ‘자람’
합당한 가격정책 고객의 유익을 우선하는 ‘섬김’ 등 네가지가 이랜드그룹의 경영이념이다.
일련의 사건을 지켜보면서 이랜드는 이 경영이념을 떳떳하게 걸어 놓을 수 있을까.
사회적인 나눔은커녕 마땅히 지급해야 할 아르바이트 임금도 주지 않았고,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매장이 넘쳐나면서 '과정의 정직'은 어디서 찾아야 할지 의문스럽다.
비록 정직원은 아니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원으로서 그들이 이랜드에서 무엇을 배워서 자랄 수 있을까.
또 영수증에 적힌 가격이 제아무리 합리적이라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의 소중한 시간과 맞바꾼 것이라면 어떤 소비자가 유익을 얻을 수 있을까.
경영이념을 차치하더라도 이랜드는 기업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랜드는 지난 2007년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
더불어 이따금씩 들리는 디자인 도용 논란에 더해 이번에는 사회적 약자인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공분을 샀다.
과연 이랜드가 이미지 쇄신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10년 전의 불매운동 경험이 교훈이 아닌 그저 액땜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랜드는 이제라도 바닥에 떨어진 기업 이미지를 회복해야 한다. 진정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따끔하게 듣고 전반적인 시스템 재정비에 나서길 바란다.
당장의 소비자들의 원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경영이념을 다시 한 번 새기고, 한 단계 성숙한 이랜드로 거듭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