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재계의 경영 승계가 활발히 진행 중인 가운데 뷰티업계는 3세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뷰티업계, 경영 후계자 ‘입사’
이달 초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의 딸 서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에서 ‘사원’으로 현장 경력을 쌓게 된다.
서 씨는 입사 후 오산 공장으로 출근, 생산 관련 업무를 맡게 된다. 서 회장도 경영에 직접 관여하기 전에 용인공장에서 첫 근무를 시작하며 경험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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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 씨는 미국 코낼대학교·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아모레퍼시픽 입사 전 2015년 7월 글로벌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에 입사, 사회 경험을 했다.
동종업계도 후계자 경영 수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토니모리 배해동 회장의 장녀 배진형씨는 현재 토니모리 해외사업부에서 사원으로 근무하며 업무능력을 키우고 있다.
배진형씨는 뉴욕대학교를 졸업하고 1990년 생으로 2015년 9월부터 아버지 회사에 입사했다. 그러나 얼마 후 사내 이사로 선임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최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입사 후 6~7개월 여만에 이뤄진 초고속 승진이라는 점에서 지적을 받았다. 경영수업 조차도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너무 어린 나이에 임원 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로 ‘금수저’, ‘낙하산’ 인사 논란도 피할 수 없었던 것.
당시 토니모리 측은 사내이사가 된다고 임원은 아니며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을 위한 일환으로 부서에서 사원 직급을 유지할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기업 오너의 자녀가 말단 직원으로 시작하는 것은 칭찬을 받을만 하지만 순식간에 임원으로 수직 상승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사측은 ‘품질 제일주의’ 가치 계승을 위한 차원으로 생산공장에 입사했다고 설명하며 관련 우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후계자에 ‘지분 몰아주기’…눈길
최근 경영 수업에 들어간 후계자들의 지분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민정씨가 보유한 우선주 241만2,719주가 지난달 22일 보통주로 전환됐다.
보통주 전환으로 서 씨가 보유하게 된 아모레퍼시픽 보통주는 2.71%가 됐다. 이로써 서 씨는 아모레퍼시픽의 2대주주에 올라 의결권을 확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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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씨는 지난 2012년에도 이니스프리 주식과 에뛰드 주식을 증여받은 바 있다.
토니모리 배해동 회장의 장녀 배진형씨도 회사 지분 8.5%(100만 주)를 보유하며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150만 주까지 지분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보에 일각에서는 후계자들에게 지분을 몰아주며 경영 승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분을 몰아줬다는 표현과 지분과 경영 승계를 연결시켜 생각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시기상조”라면서 “보통주 전환을 통한 지분 확대와 관련해서는 10년 전부터 전환되기로 한 주식이었는데 입사 시점과 맞물린 것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잇츠스킨을 보유한 한불화장품도 자녀 임진홍, 임진성, 임우재씨가 지난 10월 잇츠스킨 주식을 장내 매입했다. 이들은 양일에 걸쳐 각각 1만8,900주씩 장내 매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 각각 5만2,300주씩을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