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2016년은 국내 자동차업계는 현대자동차만 뒷걸음질 친 한 해였다.
지난 2일 현대자동차(대표 이원희, 이하 현대차)는 2016년 한 해동안 65만8,642대를 팔았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71만4,124대)보다 무려 7.8%나 감소한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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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완성차 5개사 2016년 판매실적(출처=각 사) |
국내시장 점유율도 낮아졌다. 지난해 45%를 넘겼던 현대차의 점유율은 올해 41.5%까지 떨어졌다. 현대차는 역대 최대 규모 생산차질, 신차 부재 등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세타2 엔진 결함을 비롯해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보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효도 못한 쏘나타…중형차 지각변동
쏘나타가 자존심을 완전히 구겼다.
지난 한 해 국내에서 팔린 쏘나타의 판매량은 8만2,203대이다. 지난 2015년(10만8,438대) 대비 판매량이 24.2%나 감소한 것이다. 지난 2014년에 이어 2015년까지 연간 국내 판매 1위인 쏘나타가 받기에는 지난해 성적은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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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르노삼성자동차 'SM6' (우)현대자동차 '쏘나타'(출처=각 사 홈페이지) |
업계는 쏘나타 부진의 이유를 르노삼성자동차(대표 박동훈,이하 르노삼성차) ‘SM6’와 한국지엠(대표 제임스김) ‘말리부’ 등 경쟁 모델들의 선전으로 꼽는다.
실제로 SM6는 중형차의 고급화를 목표로 출시돼 지난 한 해 국내에서만 5만7,478대가 판매됐다. 말리부 역시 지난해 6월 출시 이래 중형 가솔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3만6,658대가 팔렸다.
중형차 시장에서 양질의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소나타로 국한됐던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싼타페 아성 무너지나…SUV도 주춤
현대차는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시장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준중형 SUV시장에서는 투싼이 체면치레를 했다. 투싼의 지난해 판매량은 5만6,756대로 기아자동차(대표 박한우, 이하 기아차)의 스포티지(4만9,876대)보다 6,880대 더 많이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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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싼타페 |
중형 SUV인 싼타페는 지난해 판매량은 7만6,917대로 지난 2015년 판매량인 9만2,928대에 비해 17.2%가 하락했으며, 기아자동차의 쏘렌토(8만715대)의 판매량에도 밀렸다.
더불어 르노삼성차가 지난해 9월 ‘QM6’를 출시하며 추격에 나선 상황이다.
QM6는 출시된 9월부터 연말까지 무려 1만4,126대가 판매된 차량이다. SM6와 QM6 등 2가지 차종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르노삼성을 현대차는 어떻게 맞설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차가 출시하지 않은 분야인 소형 SUV시장은 쌍용자동차(대표 최종식, 이하 쌍용차)의 ‘티볼리’와 ‘티볼리에어’가 이끌어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티볼리의 2016년 연간 누적 판매는 5만6,935대로 전년 대비 26.5%나 증가한 수치다.
▶잇단 결함 논란…무너진 신뢰
전반적인 현대차의 판매 실적 하락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결함 논란이 잇따르며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하락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세타2 엔진 결함 논란이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현대차는 미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무상보증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같은 원인으로 대대적인 리콜을 진행했다.
이 외에도 미국에서 판매된 카니발이나 그랜드카니발 모델은 후드래치 부식 등의 이유로 리콜을 진행했지만 국내에서는 무상수리만 실시하는 등 내수차별로 오인받을 만한 현대차의 행태가 소비자의 불신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차별이 없음을 강조하며 “국내에서 실시했지만 미국에서 실시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유들로 인해 판매실적이 떨어진 현대차는 2017년 국내외 판매량 목표를 508만 대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소형 SUV를 출시할 예정이며, 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통해 중형차 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에 나선다.
해외시장은 중국의 창저우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생산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며, 충칭 공장이 올해 완공되면 해외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국제유가 등이 상승세로 전환됨에 따라 중동 및 러시아의 경기침체가 작년에 비해 나아지고 있는 관계로 현대차의 해외 판매실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