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대신증권의 무리한 영업점 성과체계 변경에 영업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대표 나재철)은 지난해 5월부터 ‘영업점 성과체계’를 대폭 변경 중에 있다.
이 과정에서 영업직원들은 자산 1억 원 이상의 거액자산가(HNW, High Net Worth 고객)를 끌어 모으기 위해 혈안이 돼 무리하게 성과체계를 변경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리고 있는 것.
우선 가장 큰 변화는 대신증권의 리테일 정책 변경으로 영업직원들에게 3개월에 한 번씩 지급하던 조직성과급 지급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HNW고객 유치에 따른 포상금을 따로 지급하고 있지만 해당 제도가 시행된 이후 전체 영업직원의 절반가량만이 포상금을 받아가고 있는 실정인데다 액수 역시 조직성과급 지급 때와 비교해 현저히 줄어 불만이 나오고 있다.
또한 HNW고객을 유치할 경우 받게 되는 포상금이 고객보유자산에 따라 주식평가액이 1억 원 이상 30만 원, 금융상품 5,000만~1억 원 이하 40만 원, 금융상품 평가액 1억 원 이상은 50만 원이 지급되고 있는 가운데 2년 이상 휴면계좌와 신규계좌, 외부유치계좌에만 적용돼 실질적으로 포상금을 받기 어려운 구조로 변경돼 직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총자산 4,000만 원 이하의 계좌인 경우에는 영업직원들의 사번이 자동적으로 삭제돼 상당부문의 인센티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7월부터는 총자산 7,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만 영업직원들의 실적으로 인정된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해 7월부터 총자산 1,000만 원 이하의 계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진적인 영업점 성과체계 변경 과정에서 대신증권이 직원들의 과반수 찬성을 얻기 위해 많은 잡음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로 인해 고객들의 불만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신증권 한 직원은 “현재 총자산 4,000만 원 미만 계좌들은 고객감동센터(콜센터)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며 “영업점에서 관리를 받던 고객들이 고객감동센터에서 관리를 받게 됨으로써 고객불만이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불만고객들은 다른 증권사로의 이동까지도 고려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해당 직원은 이어 “고객 이탈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은 영업직원의 수익발생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총자산 7,000만 원 미만의 계좌까지도 고객감동센터의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며 “원천적으로 영업직원들의 근무환경을 악화시켜 자발적 퇴직을 유도하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신증권 측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변화된 영업 체계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며 "새롭게 만든 HNW성과급을 받아간 직원 비율도 80%가 넘는다. 항간에 떠도는 50~60%정도 밖에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전혀 다른 잘못된 수치"라고 말했다.
현재 증권가는 과거 전통적인 수익원이었던 브로커리지 수수료 시장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으로 브로커리지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WM(자산관리) 영업 쪽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때문에 사측의 이번 성과급 체계의 변경은 시대가 바뀌면서 변화하는 흐름에 따라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대신증권 측의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는 "WM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 방향을 세우고 있는 과정이다. 그 중에서도 HNW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실제로 회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봤을 때 1억 원 이상 계좌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80%를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HNW고객 위주로 영업을 하지 않으면 직원과 회사 모두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불만과 이탈현상이 나오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는 "지점에서는 자산가 영업을 하고 고객관리는 고객감동센터에서 함으로써 업무의 효율화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지점에서 하던 업무를 콜센터로 옮긴 것 뿐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전혀 불편을 느낄 것이 없다. 상담의 경우 고객이 지점과 콜센터 중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신증권은 지난해 말 안산과 진주 지점 등 2개 점포를 폐쇄하면서 2014년 116개이던 점포를 52개 점포로 축소시켰으며, 최근 2년간 두 차례의 희망퇴직을 실시해 400명 이상의 직원을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