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안방보험 인수 된 알리안츠생명이 동양생명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우려를 낳고 있다.
▶판매 하루 만에 저축성보험 판매 중단
알리안츠생명이 저축성보험를 팔기 시작한지 하루 만에 보험대리점(GA) 판매를 중단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달 알리안츠생명은 저축성보험 상품인 ‘알리안츠 보너스 주는 저축보험’을 출시, 11일 방카슈랑스를 시작으로 13일부터는 GA채널에서 각각 판매를 재개했다.
해당 상품은 공시이율(1월 현재 2.6%)로 적립돼 안정적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는데다 다른 생보사보다 높은 최저보증이율(2.0%)을 제공해 고객들의 폭발적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알리안츠생명이 판매촉진을 위해 GA설계사에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함에 따라 영업 쏠림 현상이 벌어지며 출시 당일인 하루에만 8억~10억 원의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결국 판매 하루 만에 GA의 한달 판매 목표치(7억 원 가량) 이상이 저축성보험으로 채워져 부담이 커지면서 사측은 제휴 GA에 16일부터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본래 GA채널에서 목표했던 판매량이 채워지면서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면서 “GA채널이 아닌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는 해당 상품 판매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1일부터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의 저축성보험 판매를 재개했다. 최저보증이율 연 2%, 공시이율 연 2.6%로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공격적 영업행보 닮았다?
업계는 2015년 이후 한동안 저축성보험 판매를 중단했던 알리안츠생명이 최근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를 다시 재개한 것에 대해 안방보험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안츠생명 보다 앞서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이 지난해부터 고금리 일시납 저축성 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등 공격적 영업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과 닮았다는 평가다.
이는 국내 보험사들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대비해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는 줄이고, 금리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변액보험 상품 혹은 보장성보험 상품 판매에 주력하는 업계 전반의 흐름과도 역행한다.
안방보험에 인수되기 전 알리안츠생명 역시 금리연동형 저축성보험 판매를 아예 중단하고 보장성과 변액 위주로 영업을 전개해왔다.
특히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는 데는 저금리 상황에서 자칫 역마진이 우려되는데다 올 초부터 정부가 원금보장은 강화하고 비과세 혜택을 축소하면서 수익성의 매력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서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다른 보험사들이 내실에 초점을 맞춰 재무 건전성 강화와 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외형확대와 단기 이익만 좆는 동양생명의 영업전략과 일치하는 행보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순이익 2,000억 원 시대를 연 동양생명은 최근 3,800억 원에 달하는 육류담보대출 사기 덫에 걸려 연초부터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됐다. 고수익에 눈이 먼 안방보험이 리스크 관리는 소홀한 채 무리한 외형 확장 만에 몰두한 경영 전략을 편 것이 이번 사건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저축성상품 판매를 재개한 배경에 대해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과거에 팔았던 확정 고금리 상품들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당시 알리안츠그룹의 결정으로 저축성보험 판매를 잠시 중단했었는데 이후 상황이 달라지면서 판매를 재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향후 저축성 보험 판매를 늘리려는 계획은 아니다"라며 "이번 저축성보험 상품 출시는 단지 다양한 상품군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변액과 보장성 상품 위주로 계속해서 강화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