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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로의 등대' 넷마블의 '야근금지' 도전
[기자수첩] '구로의 등대' 넷마블의 '야근금지' 도전
  • 이우열 기자
  • 승인 2017.02.13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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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기자의 오랜 지인은 평일내내 야근을 한다며 투정을 부리기 일쑤다. 주말에도 출근 걱정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대부분이 그렇다며 오늘도 그 친구는 어깨를 늘어뜨린다.

게임업계는 ‘장시간 노동’으로 악명 높다.

그러던 중 최근 들어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업무 환경을 놓고 업계가 격하게 떠들썩해지고 있다.

지난해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게임사 직원들이 돌연사하는 등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게임업계의 과도한 업무 환경에 있어 사람들의 경각심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장시간 업무로 인한 과로사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에는 한 단체를 통해 최근 논란이 일었던 넷마블게임즈의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업계 업무환경에 대한 직접적인 설문조사까지 이뤄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넷마블 직원들의 월 평균 노동시간은 257.8시간으로, 5인 이상 상용직근로자들의 월 평균 노동시간(178.4)보다 약 80시간 많았다. 최장연속근무 시간의 경우 '36시간 이상'이라는 응답자도 전체의 30.5%에 달했다.

전체적인 게임 시장의 흐름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급변하면서 이전보다 게임 개발 주기가 짧아졌고, 정해져있는 인력으로는 게임을 기한내 출시하려면 야근과 밤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되면 이른바 '찍어내기'식 게임들이 나올 수밖에 없어 게임 자체의 경쟁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설문자 중 66%가 연장 근무에 대한 추가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시간외 근무를 하면서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대가를 받지 못하며 부당 대우를 받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논란이 짙어지자, 얼마 전 넷마블은 직원들의 업무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야근이나 주말 근무, 퇴근 후 메신저를 통한 업무지시를 금지하겠다는 내용이다.

또한, 회사 특성상 게임내 장애 등 고객 서비스를 위한 불가피한 경우를 감안해 탄력근무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넷마블의 결정을 곱게 보지 않는 시선들도 있다.

앞서 말한 기자의 지인 또한 이 소식에 "넷마블이?"라는 말을 먼저 꺼냈다. 넷마블은 게임업계에서도 야근이 많다고 소문난 회사라는 뜻에서였다. 오죽하면 넷마블은 '구로의 등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런저런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던 중 기억에 남는 한 문장이 있었다. "같은 말로는 '선진병영'이 있습니다"라는 댓글이다. 군대가 내세우고 있는 슬로건에 빗대어, 넷마블 또한 말뿐인 개선안이라는 것.

해당 댓글에는 수백 개에 달하는 '공감' 표시가 이어졌다. 당장 게임업계 종사자들부터가 직접 겪어온 경험들을 토대로 넷마블의 계획에 있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오랜 기간 이어져오며 깊은 뿌리를 내린 환경들을 단기간에 바꾸기는 어렵다.

넷마블이 업계 종사자들의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해 나선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들이 이어진다면 타 업체들에게도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고, 나아가 현재 게임업계에 보편화돼있는 악습들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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