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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축배 아닌 독배였나
[기자수첩]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축배 아닌 독배였나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7.02.28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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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최근 한화갤러리아 임직원들이 연봉과 상여금을 반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화제다.

이미 지난달부터 임원들은 자신의 연봉 중 10%를 반납했으며, 이달부터는 부장과 차장급 등 중간관리자들의 상여금 100%가 반납됐다. 향후 과장급까지 참여하게 되면 전체 임직원의 약 4분의1가량이 자진반납 대상에 속하게 된다.

사측은 지난해 적자로 실적이 악화되자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임금반납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하며 ‘삭감’이 아닌 ‘자진반납’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소위 ‘월급쟁이’ 입장에서 이 말이 곧이곧대로 들릴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회사에서 전 직원을 상대로 경영 설명회를 진행했다. 현재 회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자구적인 노력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자리였다.

어려운 경영 환경을 함께 돌파하자며 자진반납 형태로 연봉과 성과급을 삭감하는 동의서를 받는 엄중한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웬만한 ‘강심장’ 혹은 ‘마이웨이’ 성향이 아닌 이상 이를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자진반납이라고는 하지만 ‘갑’ 입장인 회사에서 ‘을’ 입장인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한화갤러리아가 직원들 월급까지 반납 받아야 할 만큼 상황이 어려워진 배경에는 면세점 사업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면세점 사업부문에서만 약 400억 원의 적자를 보는 등 2015년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특허권 따낸 기쁨에 취해 마셨던 축배가 사업 시작 1년 만에 독배로 돌아오고 실정이다.

단순히 면세점 특허권 획득만으로 호재가 될 수 달콤한 시기는 정말 짧았으며, ‘면세점=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공식도 이미 예전에 깨졌다.

이제 순수 경영 능력과 영업 활동을 통한 성과와 수익성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제외하고도 날고 기는 기존 면세점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한화갤러리아는 철저하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따고 보자”는 전략으로 바로 눈 앞에 면세점 특허권 입찰 전쟁의 승리에만 사활을 걸었을 뿐 이후 본격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능력까지는 닦아놓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과거 분에 맞지 않은 성배가 독배가 된 업체들은 그 잔을 다시 내려놓기도 했다. 한진이나 AK의 사례가 바로 그것인데, 모두 실적부진 탓에 면세점 특허권을 자진 반납했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당장의 경영 악화를 직원들의 임금 줄이는 1차원적 방법으로 막는 것이 아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면 그들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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