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오리온 담철곤 회장이 또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이번 소송은 이혜경 동양그룹 전 부회장이 담철곤 회장을 상대로 포장지 업체 ‘아이팩’ 지분을 불법 상속했다는 내용이다.
이혜경 전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으로부터 ‘아이팩’의 지분을 상속받았으나 담철곤 회장이 상속인의 동의도 없이 횡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 부부는 오리온 전 사장으로부터 200억 원대의 민사 소송도 들어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아이팩’이 뭐길래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부회장이 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조사1부(부장검사 이진동)에 배당, 조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회장 측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오리온이 흡수합병해 안산공장으로 편입시킨 포장지업체 ‘아이팩’은, 고 동양그룹 이양구 회장이 사후 그의 처 이관희 씨와 딸 이혜경·이화경 씨에게 주식의 47%를 상속한 회사다.
아이팩에 대한 관리는 담 회장이 맡았었는데 담 회장은 이 주식을 홍콩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인수해 취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후 담 회장의 아들인 담서원씨에게 상속세도 부담하지 않고, 아이팩을 불법 승계했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이혜경 부회장 측은 고 이양구 회장이 남긴 아이팩은 사후 법적 상속인에게 돌아가야 하는 게 맞다면서, 담 회장이 상속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불법 횡령한 혐의로 고소를 했다는 입장이다.
약탈경제반대행동 관계자는 “㈜아이팩의 기업 가치는 약 3,000억 원대이고, 이화경을 제외한 주식 가치도 1,000억 원 이상으로 우리는 파악하고 있다”며 “이상의 사실은 동양그룹 부회장 이혜경이 동양그룹 사기피해자들에게도 확인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이 전 부회장은 은닉재산을 환수받아 동양그룹 사기 피해자에게 피해배상으로 쓰이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리온 “사실과 다르다” 반박
아이팩 소유권을 두고 가족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리온 측은 1988년 담 회장이 정식으로 아이팩을 인수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양구 선대 회장께서 1983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와병 중일 당시 담 회장께서 부사장으로 오리온(당시 동양제과)를 경영하고 있었는데, ‘신화영화성공업(현재 아이팩)’ 인수 제안을 받았다”면서 “해당업체 소유주로부터 2억7,000만 원을 주고 차명 인수했다”고 해명했다.
차명으로 인수 한 것은 80년 대에는 포장제조업 자체가 중소기업들이 해야 하는 업종으로 지정돼 차명 인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때문에 사후 지분을 상속받았다는 이 전 부회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이양구 선대 회장이 타계하기 이전부터 담 회장의 개인회사로, 상속 대상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부회장 측은 여전히 상속 재산이었음을 주장하는 등 양 측의 말이 일치되지 않고 있다.
다만, 오리온 측은 동양증권 비대위 등의 압박으로 상속 재산에 대한 주장을 하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추측했다.
오리온 측은 “아이팩 자체는 담 회장의 개인회사인 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때문에 상속 분쟁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담 회장은 현재 가족과의 소송뿐 아니라 전 임직원과의 법적 분쟁도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2012년 오리온 계열사 스포츠토토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고 그 결과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사장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지난해 8월 약정금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오리온 측은 이에 대해 조 전 사장을 상대로 75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전 임원 중에는 검찰 조사를 받고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있다”면서 “당시 당연히 회사는 피해를 입었고 그에 대한 배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