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BBQ 치킨 값 인상 논란의 불똥이 배달앱 수수료 문제로 옮겨 붙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배달앱 수수료가 문제? 배달의민족 ‘발끈’
치킨가격 인상을 두고 정부와 신경전이 한창이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BQ가 가격 인상을 철회한 가운데 이번엔 치킨값 인상 요인으로 배달앱 수수료를 언급된 것에 대해 배달의민족이 발끈하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업체 배달의민족은 BBQ가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배달앱 수수료를 언급한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문제가 크다고 판단해 업체 측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앞서 BBQ가 치킨값 인상 요인 중 하나로 ‘IT 환경 변화에 따른 배달앱 주문비용 신규 증가(마리당 약 900원)’를 꼽은 점이 심기를 거슬린 것.
초창기 배달앱 업체 대부분이 앱을 통해 특정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건당 일정한 수수료를 가맹점주로부터 떼는 방식으로 수익을 냈던 것은 사실이다.
결국 이 같은 방식이 가맹점주에게 부담을 준다는 비난 여론이 확산하자 배달의민족은 지난 2015년 8월 바로결제 수수료를 전면 폐지했으며 외부결제 수수료도 기존 3.5%에서 3.0%로 인하했다.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희망 업체를 대상으로 광고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BBQ가 배달앱 수수료를 치킨 가격 인상 요인으로 지목하면서 엉뚱하게 불똥이 배달앱 업계 1위인 자신들에게 튀고 있다”며 "수수료 전면 폐지라는 어려운 결정을 한 배달의민족 입장에서 받지도 않는 수수료 문제로 비판을 받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요기요 입장은?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희망하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광고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요기요, 배달통 등은 여전히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배달의민족 측은 BBQ가 요기요 등과 함께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이는 점에 대해서 문제로 꼬집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BBQ 본사 차원에서 오히려 배달앱 수수료를 더 많이 내라고 부추긴 격”이라며 “배달앱 수수료 때문에 치킨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배달앱 수수료와 치킨값 인상을 둘러싼 일련의 잡음에 대한 또 다른 배달앱 업체 요기요의 입장은 어떨까.
우선 BBQ측이 치킨값 인상 요인으로 배달앱 수수료 거론한 점에 대해서는 배달의민족과 마찬가지로 불편한 감정을 토해냈다.
요기요 측 관계자는 “배달앱이 가맹점주들의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홍보효과도 우수하다는 점을 지난해 배달앱 3사 공동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며 “그런 긍정적 효과는 무시된 채 일방적으로 배달앱 수수료 때문에 치킨 가격인 인상됐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달의민족이 항의 공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경쟁사 활동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자칫 오해를 살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다만 BBQ가 언급한 배달앱 수수료는 '건 당 수수료'가 아니라 '배달앱 이용 시 지출되는 모든 비용'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