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싸고 우선인수권을 가지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채권단을 대표하는 KDB산업은행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29일 금호그룹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가 가결한 컨소시엄 구성 조건부 허용에 대해 공개 질의했다.
금호그룹 측은 “컨소시엄 허용 안건은 부결됐고,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하면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재논의 하는 안건이 가결됐다는 것은 약정서상 컨소시엄 허용을 수락한다라고 봐도 되는 건지?”에 대해 질의했다.
이어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에게 보낸 확약서 때문에 박삼구 회장에게 컨소시엄을 허용하면 피소 가능성이 있어 불허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재논의에 앞서서 더블스타로 보낸 확약서를 취소한다는 것인지?”에서도 물었다.
앞서 금호그룹 측은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부결시키고, 한편으로는 자금계획서를 제출하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앞뒤가 맞지 않고 이율배반적인 결정”이라면서 “검토의 가치도 없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금호그룹의 질의는 산업은행의 최후통첩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산업은행은 28일 치러진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 결과를 금호그룹과 박삼구 회장에게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문에는 주주협의회에 부의된 2건의 안건 중 ‘컨소시엄 구성 허용’ 안건은 부결,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할 경우 허용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한 안건은 가결됐다는 등의 결과가 담겨 있다.
이와 함께 내달 19일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 자금조달 계획안을 제출하라는 시한을 못 박은 것으로 전해졌다.
내달 19일은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와의 주식매매계약서(SPA)가 우선인수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 측에 도달한 시점(3월 20일)으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이다.
산업은행은 기한 내 박 회장이 회신하지 않을 경우 인수의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더블스타와 매각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호그룹과 산업은행 간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 문제가 매각중단 가처분신청 등을 통해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주주협의회 결과를 명확히 하기 위해 질의한 것”이라면서 “당초 요청했던 더블스타와의 확약서, 질의에 대한 응답 등을 확인한 후에 향후 대응을 고민할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