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Sh수협은행이 차기 행장 선임 과정에서 극심한 내홍을 앓고 있다.
지난해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돼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것을 계기로 내부 행장 선임 가능성에 그 어느 때 보다 큰 기대감이 모아졌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부 입김 작용 의혹이 짙어지자 반발이 거세다.
▶“관피아 절대 안 돼…이원태 행장 연임 도전 철회하라”
수협은행은 당초 지난 9일 행장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행장을 선출하려고 했으나 최종 후보 결정을 놓고 위원들 간 합의를 보는 데 실패하면서 논란 끝에 재공모에 돌입했다.
최근 수협은행장 재공모에 11명이 지원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수습 국면에 들어선 것처럼 보였으나 문제는 이원태 현 행장이 연임 도전을 선언하면서부터 다시 불거졌다. 관피아 출신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내부 반발이 거세다.
금융노조 수협중앙회지부는 행장 후보 면접을 하루 앞둔 30일 성명을 내고 이원태 행장의 연임 철회를 요구했다.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서 자회사로 분리한 이래 첫 행장 선임인 만큼 관피아 출신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성현 수협중앙회 노조위원장 “수협은행장 후보 면접을 앞두고 이원태 은행장의 업적을 포장하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면서 “사업구조개편에 큰 공로가 있는 것처럼 슬그머니 이름을 끼워 넣고, 은행 수익증가가 개인 경영역량인 듯 꾸몄다”고 비판했다.
조 위원장은 이어 “최근 수협은행의 수익성 개선은 이 행장의 획기적인 경영 방침이나 아이디어의 소산이 아니라 주말도 반납한 채 모델하우스에서 중도금 대출영업을 하는 등 치열하게 뛴 직원 피땀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관료출신 이원태 vs 내부출신 강명석 2파전 압축?
노조의 반발에도 업계는 벌써부터 수협은행 차기 행장 자리에 이원태 현 행장을 유력후보로 점치고 있다.
내부에서 강하게 밀고 있는 강명석 상임감사도 유력후보로 꼽힌다. 강 상임감사는 기재부 출신인 이 행장과 달리 수협중앙회 상임이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이사를 거친 수협 내부 출신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다만 수협 내부출신인 강명석 상임감사는 1차 공모 때 정부측 행추위가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 행장 후보로 최종 추천되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도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업계는 이 행장과 강 상임감사의 2파전으로 단정 짓고, 정부 측 사외이사와 중앙회 측 사외이사들의 대립이 치열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31일 재공모에 지원한 후보자 11인 가운데 7명에 대해 면접을 실시하고, 행장으로 추천할 후보를 가려낼 예정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지원자 면접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전달 받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또한 행장 선임과정을 지켜보고 있을 뿐 그에 대해 논평은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