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BGF리테일의 CU 편의점에서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한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경산 CU편의점 ‘사망’ 사건
지난해 12월 14일 경북 경산시의 CU편의점에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새벽 3시 30분 경 5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CU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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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경산 CU 편의점(출처=알바노조) |
경찰 조사결과 이 남성은 숙취해소 음료를 구입한 후 이를 비닐봉지에 담아 달라고 했다. 근무하던 아르바이트직원은 봉투값 20원을 요구했고, 그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며 비극으로 이어졌다.
사건 다음날 알바노조는 곧장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 차원의 책임 조치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주장하며, 본사 차원에서 산업재해를 인정하고 유족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바노조에 따르면 기자회견 이후 BGF리테일은 면담자리에서 “점주와 대책 논의 중”이라며 “유족 협의는 점주와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안전대책 부분에 대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후 본사 측은 산업재해를 인정하고 가맹점을 통해 산재 보험금을 유가족 등에게 지급했다.
▶사건 후 100일 경과…약속 어긴 BGF리테일?
그러나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해당 사고가 발생한지 100일 이상이 지나도록 약속했던 유족과의 협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알바노조는 이를 이유로 지난달 23일 다시 한 번 BGF리테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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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알바노조) |
이들은 “사건 직후 CU 측은 유족과 협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으나 본사는 단 한 차례도 유족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면서 “유가족이 먼저 통화를 시도해도 고의로 소통을 차단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고, 빈소 및 장례식장을 찾은 BGF리테일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지난달 23일) BGF리테일은 알바노조 측에 공문을 통해 사고 후 유가족에 대한 보상을 위해 가맹점주 지원을 통해 노력해 왔음을 명시했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가 상품과 마케팅을 지원해 가맹점의 영업 활동을 돕고, 편리한 시스템을 마련, 가맹점의 원활한 운영을 돕는 사업 활동”이라며 “개인 사업자인 가맹점주의 권한과 의무를 본사가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알바노조는 본사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판단, 지난달 29일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또 이달 3일부터 오전과 오후, 1인 시위를 진행했다.
“CU 본사, 당신들이 져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알바노조 측에 따르면 현재 이 사건으로 유가족이 받은 보상이라고는 편의점 가맹점주가 가입한 산재보험에 따른 보험금과 가맹점주가 건넨 약간의 장례비가 전부다.
이에 알바노조는 홍석조 회장의 책임감 있는 사과와 본사 차원의 대책 마련 및 보상을 요구 중이다.
▶알바노조, 홍석조 회장의 사과 및 대책 및 보상 요구
결국 지난 4일 CU는 박재구 대표의 이름으로 CU 홈페이지에 팝업 형태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서 박 대표는 “지난해 말 경산지역 당사 가맹점에서 일어난 근무자의 사망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유가족과 CU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 드린다”며 “앞으로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당사는 안전한 매장 근무 환경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재발 방지 및 안전 근무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안전사고 예방 점검 실시 후 미비 사항은 가맹점주와의 협의를 통해 개선할 방침이다. 외부 기관, 전문가 및 가맹점주 협의회와 안전사고 예방 매장 개발에 노력하고 비상 시 대피 등이 용이한 안심 카운터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매장 근무자의 사고에 대비해 가맹점주 협의회와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당사는 사고 후 유가족에 대한 보상을 위해 가맹점주 지원을 통해 노력해왔고, 이로써 유가족에게 보상 기준에 따라 산재보험급이 지급됐다”고 말했다.
이어 “스태프의 안전 대책 및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가맹본부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