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은 지연됐고, 이랜드그룹 내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알짜 사업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올해 최우선 과제로 '부채비율 개선'을 정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해부터 티니위니, 킴스클럽 등 알짜 매물을 시장에 내다 팔았고, 부동산도 정리하며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다했다.

당초 올 상반기 마무리 될 예정이었던 이랜드리테일 상장으로 위기를 뛰어넘을 계산이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이 위기는 이랜드월드와 이랜드파크는 신용등급이 강등으로 이어졌다. 이랜드그룹의 지배회사인 이랜드월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이랜드파크 기업신용등급도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협력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랜드는 일부 협력사의 결제대금 지급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현재까지 밀린 업체 대금은 약 605억 원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이랜드파크 직원들의 임금 지급 일부가 지연되는 상황도 있었다.
한기평은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계획 지연으로 과도한 재무부담과 차입금 상환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구계획 변경으로 계열 지원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고, 이랜드파크에 대해서는 “외식부문 수익성 개선여력이 제한적이고, 레저부문의 열위한 사업경쟁력으로 인한 자금소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는 이랜드가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등 무리한 차입경영이 자금난을 부추긴 근본적 원인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이 차입금을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부채비율을 200% 안쪽으로 낮추려고 하고 있다”며 “올해는 다른 것 보다는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랜드리테일의 부채비율은 약 240%로 티니위니를 매각하기 전 부채비율은 300%보다 개선됐으나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 키였던 이랜드리테일 상장이 내년 상반기로 조정되고 난 후 이랜드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와 모던하우스 매각에 나섰다.
올해 초 중국사업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한 티니위니 매각에 이어 알짜 브랜드를 줄줄이 시장에 내놓고 올해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자연별곡 등 이랜드파크 외식사업 매각의 경우 MPK파트너스에 1조 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글로벌 그룹으로부터 이랜드월드 EnC 매각 요청을 받은 바 있어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여러 글로벌 업체로부터 EnC 매각 제안을 받았고, 아직 구체적으로 매각 절차 등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고강도 자구책은 재무건전성 회복에는 긍정적이지만 알짜 브랜드 매각으로 수익창출 능력에는 악영향을 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매출 규모에서 외식사업이나 모던하우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 수준으로 그룹 전체적인 규모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며 “자사가 보유한 브랜드를 좋게 평가해 역으로 브랜드 매각 제안을 주시는 부분도 오히려 브랜드 자체를 인정해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