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쿠팡의 혁신적인 배송서비스 ‘로켓배송’을 책임지는 쿠팡맨이 연일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쿠팡맨이 처음 등장했을 때 기존 택배기사와는 다른 안정적인 보수와 남다른 처우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쿠팡맨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이 이어져 왔다.
쿠팡맨의 임금이 삭감됐다거나 배송량이 과도하고, 계약해지 사태가 일어났다는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최근에는 청주 등 일부 지역 쿠팡맨들이 파업을 감행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진실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쿠팡의 얼굴 ‘쿠팡맨’ 업무환경 등 근무 조건은?
쿠팡이 자랑하는 대표서비스 ‘로켓배송’은 자체 배송 직원인 ‘쿠팡맨’이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24시간 이내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2014년 처음 소비자들에게 선보인 이 서비스는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감성마케팅과 입소문으로 쿠팡맨을 보기 위해 굳이 쿠팡에서 제품 주문을 하는 고객들이 늘며 주목받았다.
이렇듯 쿠팡맨은 어느새 쿠팡의 얼굴이 됐다.
쿠팡은 쿠팡맨을 채용할 때 마다 동종업계 대비 근사한 근무조건과 연봉을 제시했다. 쿠팡은 지난 2014년부터 4,000만 원 연봉과 6개월 근무 후 정규직 전환 심사, 정규직 전환율 60% 등을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지원자격도 성별과 나이, 학력 및 경력 제한 없이 1종 보통 운전면허 소지자면 누구나 쿠팡맨에 도전할 수 있어 각광받았다.
주 5일 순환제에 배송차량(1톤 탑차) 및 유류비도 전액 지원된다. 실제로 일반 택배 기사들의 경우 한달 급여에서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용 및 보험 비용 등이 부담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
그러나 일부 쿠팡맨들 사이에서는 화려한 근무조건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난을 하는 목소리도 있다.

연봉 4,000만 원은 인센티브를 포함한 액수이기 때문에 회사정책이나 본인의 활동시간, 실적에 따라 제각각이라는 것.
전·현직 쿠팡맨에 따르면 근무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정확히 12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물량이 많으면 상황에 따라 저녁 8시 이후인 밤 10시~11시까지도 근무를 하게 되면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렇게 한달 꼬박 일해서 받는 월급은 대략 270만 원 선이다.
또 정규직 전환 비율 역시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쿠팡맨은 6개월 계약직으로 근무한 후 심사를 거쳐 정규직 전환을 한다. 심사 결과에 따라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경우라면 자동으로 6개월 계약직 자리가 연장된다.
반년에 한 번 있는 심사를 4번 거치면서 2년 동안도 정규직이 되지 않으면 자동 퇴사하게 된다.
이에 대해서도 일부 쿠팡맨은 정규직 전환 심사 기준이 까다롭다고 난색을 표한다. 1시간에 20가구를 방문해 고객 만족 설문조사 시 높은 점수를 획득해야만 하는 등 분기별로 강제 퇴사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업계는 정규직 전환은 10% 초반 수준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쿠팡 측은 현재 정규직 전환비율은 37%에 달한다고 해명했다.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쿠팡맨의 아내라고 소개한 게시글이 게재되면서 쿠팡맨에 대한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매달 40만 원씩 고정적으로 지급되던 변동급여인 SR(Safety Reward)가 상대 평가로 바꾼 것이다. 변경된 평가제도는 쿠팡맨을 6등급으로 나눠 평가해 최대 40만 원을 월 1회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변경된 평가제도 기준은 공고로 통보 후 직원들의 동의 없이 임금을 삭감했다는 것이 게시글의 핵심이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 3월 말 더 큰 성과를 낸 쿠팡맨에게 더 좋은 보상이 가도록 평가제도를 변경한 것 뿐”이라며 “본인 평가에 따라 성과급이 늘어난 직원도 있고 줄어든 직원도 있지만 임금 삭감은 없었다”고 밝혔다. 오히려 1인당 평균 급여는 지난해 평균 급여보다 늘었다는 것이다.
▶쿠팡맨, 각광받는 이유 있었네?
분명, 쿠팡맨이 일반 택배기사들보다는 안정적인 부분도 있다.
일반사업자로 분류되는 일반 택배기사들의 경우 화물 1건당 700원~800원 사이의 수수료로 한 달 급여가 발생하는 구조지만, 쿠팡맨은 고정적인 급여가 있다는 점에서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쿠팡맨은 기본 급여에 변동급여(SR, Safety Reward)가 지급된다. 최대 40만 원까지 받을 수 있으며 변동급여 조건이 충족해 이를 모두 받는다면 약 300만 원 정도가 세전 월급이 된다.
또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은 쿠팡맨들은 고용에 대한 불안감은 있겠지만 정규직 쿠팡맨과 동일한 급여와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쿠팡은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쿠팡맨에게 4대보험과 15일의 연차휴가, 가족까지 포함되는 단체보험, 대출금 이자 2% 지원 혜택, 연 1회 건강검진과 리조트 이용 혜택 및 경조사 지원 혜택을 제공 중이다.
특히 일반택배 기사들이 개별적으로 부담하는 유류비 등도 쿠팡맨의 경우 회사 측에서 대신한다.
쿠팡 관계자는 “일반 택배 종사자들은 본인의 능력에 따라 급여차가 크고 수익이 불안정적이고 지입제(회사에 개인 차량을 등록하고 일감을 받아 일 한 후 보수를 지급받는 제도) 형태이기 때문에 각종 비용 발생 부담이 크다”며 “쿠팡맨의 차량 유지 및 관리 등의 비용은 물론 사고 처리까지도 책임지고 있다”고 밝혔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경우 자체 물량을 배달을 해주는 개념이라면 일반 택배업체들은 유통회사(고객사) 물건을 유상 운송해주는 구조로 구조 자체가 다르다”면서 “개인 역량에 따라 급여조건도 상이해 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