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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2인 창구 "반인권적 근무환경"
하나금융투자 2인 창구 "반인권적 근무환경"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7.06.30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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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구직원 中 70% 2인창구 근무, 노조 중단 촉구…사 측 "노조 주장 허위·과장, 일방적 주장"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하나금융투자가 2인 창구 운영 비율을 과도하게 늘리면서 직원 인권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나금융투자지부는 29일 여의도 소재 하나금융투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계 최악의 2인 창구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여성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파도 참고, 과로로 아이유산까지” 2인 이하 창구의 폐해?

노조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006년 인건비 축소를 목적으로 단일직군을 파괴하고 기존 직원 대비 절반수준의 급여를 주는 업무직군을 신설했다. 이 과정에서 업무직군에는 여성 직원들만 채용했으며, 영업업무를 제외한 영업지원에 관한 모든 업무를 부여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2007년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투자자 보호업무가 강화되면서 은행과 달리 투자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증권사의 업무처리 노동 강도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비용절감에 매몰된 하나금융투자는 인원확충 등 업무경감을 위한 대책은 외면한 채 지난 2014년 업무직원에 대한 회사 내부 회계 상의 비용부과를 늘림으로써 지점손익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지점장들이 업무직원을 줄이도록 유도했다.

결국 이런 회사의 정책은 지점별로 업무직원 축소를 낳았고 2명 또는 1명이 창구업무를 맡는 지점을 대량으로 양산시켜 급기야는 하나금융투자를 업계 최악의 2인 창구 비중을 보유한 증권사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투자가 운영하는 전국 72개 지점창구 가운데 창구인원이 2인 이하(1명 또는 2명)인 지점의 수가 무려 49개 지점에 달한다. 전체 창구근무 직원 157명 중 70%에 가까운 90명의 여성 직원이 2인 창구에서 근무 중이다.

심지어 1인 창구 비율도 2월 말 기준 8곳이나 존재한다. 업계 전반적으로 3~4명 이상 창구 직원을 두는 것과 비교했을 때 2인 이하 창구 비율이 70%에 달하는 하나금융투자의 운영방식이 기형적인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2인 이하 창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고충은 심각한 수준이다. 자리를 비우기 위해서는 업무를 대신할 노동자를 파견 받아야 하기 때문에 법으로 보장된 휴가 사용도 쉽지 않을뿐더러 아파도 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노조 관계자는 “고객이 조금만 밀려도 점심시간을 놓치고 창구 뒤편에서 홀로 김밥으로 점심끼니를 때워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창구를 비울 수 없어 아파도 참고 근무한다는 사연부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도 바로 찾아가지 못했던 일, 과로로 아이를 유산한 일, 자녀 공개수업인데 못 가서 미안했던 일, 정기 병원검진이 필요하지만 못 갔던 일 등 눈물겨운 피해사례들이 노동조합으로 접수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맘 편히 화장실을 다녀오기가 어려워 언제부턴가 물을 먹지 않는 자신을 보면서 서글펐다는 사연에서는 그저 가슴이 먹먹해질 따름”이라며 “상황이 이러함에도 하나금융투자는 업무직원들에게 영업업무까지 부여하는 몰지각한 행태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측 “업무직원 휴가일수, 영업직원보다 더 많아”

2인 이하 창구가 반인권적 근무환경에 놓여있다는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해 하나금융투자 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2인 이하 창구비율이 70%에 달한다는 노조 측 통계 자료는 은행 점포에 입점한 소규모 영업소(13개)를 포함한 수치이기 때문에 2인 점포 비율이 더 높아 보이는 것일 뿐 회사는 채널정책을 통한 점포의 대형화, 영업소에 근무하는 업무직원의 재배치 등을 통해 2인 창구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업무직원의 연 평균 휴가사용 일수(12.8일)가 영업직원의 사용 일수(6.9일)보다 많고, 회사 보유 콘도 사용율도 업무직원(119%, 사용일수/근무인원)이 영업직원(89%)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반박에 나섰다.

이 밖에 2인 점포 비율이 다른 직군, 다른 증권사 같은 직군과 비교해도 별 다른 차이가 없으며, 노조 기자회견문에 제시된 일들이 빈번하게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

또한 사측은 2006년 업무지원직을 다수 채용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이는 창구업무를 병행하던 영업직군이 영업에 전념하도록 하고자 이미 존재하던 업무지원직의 숫자를 늘린 것일 뿐, 인건비 축소 목적의 직군 신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업무직원에 대한 회사 내부 회계 상의 비용부과를 늘렸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서도 업무직원에 대한 비용부과를 늘린 것이 아니라 영업직원에 대한 비용부과를 낮춘 것이라고 설명이다.

하나금융투자 홍보실 관계자는 “2014년 증권시장은 세계경제 침체우려 등으로 장기간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거래부진이 지속된 한 해였다”며 “이에 리테일부문 영업을 활성화를 위해 영업직원에 대한 비용부과를 낮춤으로써 우수 영업직원 영입을 유도하고 영업점 손익을 개선하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밖에 영업과 관련한 성과가 있을 경우 포상을 했을 뿐 업무직원에게 영업을 독려하거나 실적을 점검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 한 관계자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영업점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점포의 대형화를 통한 인력 재배치로 업무직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려고 하고 있는 가운데 단순히 업무직원을 늘려달라는 요구는 회사의 영업환경을 무시한 일방적 주장”이라며 “업무직원에 대한 회사의 조치에 대해 반대하면서도, 허위, 과장된 내용으로서 회사의 명예를 훼손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가을에 있을 노조집행부 선거에서 재선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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