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초대형투자은행(IB)로의 도약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회장 박현주)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통합 이후 전산 오류로 불안한 모습이 연달아 노출되고 있는 데다 금융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일도 빈번히 발생하면서 몸집은 커지고 있는 반면 정작 중요한 소비자 신뢰는 잃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만 두번째 전산장애 발생…고객들 뿔났다
미래에셋대우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올 초 통합 미래에셋대우 출범과 함께 새해 첫 거래일날 전산마비로 논란을 일으킨 지 6개월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미래에셋대우의 MTS인 ‘M스톡’ 시스템 접속이 지연되면서 오전 한 때 고객들이 접속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특히 마침 이 날은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2400선을 넘으며 상승세를 보였던 날이라 투자 적기를 놓친 고객들의 불만과 원성이 더욱 폭주했다.
실제로 구글플레이스토어 미래에셋대우 M스톡 리뷰 페이지를 통해 글을 남긴 한 이용자는 “회사는 공룡처럼 큰데 MTS가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오류 투성이에 오늘은 아예 자체적으로 휴장인 건지 들어가지지 조차 않는다”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손실 금액을 도대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 외에도 “올해만 두 번째에 고객센터를 전화도 안 받는다. 구멍가게도 아닌고 아니고 대책 없으면 문 닫아라”, “수수료 받아가면서 이런 식으로 해도 되는 것이냐? 신규고객 유치한다고 수수료 무료혜택만 주지 말고 기존고객한테도 신경 써라”, “4차 산업, 핀테크에 열 올리지 말고 기본적인 서비스시스템 관리를 개선하라”, “무엇보다 전산의 안정성이 우선 아니냐” 등 수 많은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연이은 전산장애와 사후처리에 불만을 느낀 고객들의 원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대거 이탈 가능성도 대두된다
▶민원발생 최다, 금융당국 제재 잇따라…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 및 상호 지분 매입을 통해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의 초대형 IB에 또 한 발자국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미래에셋대우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만은 높아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미래에셋대우는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잡음으로 총 165건의 민원을 받았다. 이는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두번째로 민원이 많은 한국투자증권(31건)에 비해서도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민원 유형별로는 전체 민원 가운데 HTS, MTS, 홈페이지 오류 등 전산장애 민원이 80건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이는 새해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월 2일에도 MTS 접속 장애 오류가 발생한 탓이다. 다음 날인 3일까지도 시스템 오류 현상이 이어지면서 많은 이용자들이 접속 지연과 전산 오류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당시 해당 전산사고에 대해 준법성 검사를 들어간 금융당국이 조간간 조사를 마무리하고 제재안을 확정할 계획이었는데 이번에 또 한번 비슷한 일이 되풀이 되면서 미래에셋대우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졌다.
이미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동안 금감원 제재를 가장 많이 받은 증권사로, 초대형 IB를 준비하는데 적격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우려도 나오고 있기 때문.
앞서 지난 4월에는 고객의 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 대가로 재산상 이익(리베이트)를 제공 받은 사실이 적발돼 제재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지난해 1분기 재무제표에서 영업이익 143억 원을 과대계상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임원주의' 제재를 받는 등 올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상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전산장애는 하드웨어 장치간의 네트워크 통신 이상으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고객들의 민원이 있을 경우 사측 보상처리 규정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연초에 발생했던 전산장애 피해 고객에게 2억8,000만 원 수준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는 몇 명의 고객에게 보상금을 지급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