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증권사인 HMC투자증권이 10년 만에 ‘현대’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사측은 이를 바탕으로 인지도 상승 및 재도약 발판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노조와의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현대’ 이름 찾고 재도약 발판 마련
지난 1일부로 HMC투자증권의 사명이 ‘현대차투자증권’으로 바뀌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증권사로서 그 동안 쓰지 못했던 ‘현대차’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2008년 신흥증권을 인수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이후 ‘현대차IB증권’으로 사명을 바꿔 현대의 이름을 이으려 했으나 당시 현대증권의 강한 반발로 한 차례 좌절된 바 있다. 소비자들에게 혼돈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결국 현대차IB증권 대신 ‘HYUNDAI MOTOR COMPANY’의 약자인 'HMC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소비자들에게 현대 브랜드 혹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은 명백히 실패로 돌아갔다.
때문에 사측은 이번에 되찾은 이름을 통해 현대 브랜드로써의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현대차투자증권 관계자는 “현대차 브랜드 후광효과에 따른 인지도 상승으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사명변경을 통해 고객 자산의 안정성과 수익성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증권사로 더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껍데기만 바꾸는 사명변경은 가라?
사명 변경 발표와 함께 노조와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노조 측은 바뀌는 것은 회사명일 뿐, 직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생존권 위협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 중이다.
현대차투자증권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월 16일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3년이 넘도록 노사간 단체교섭을 미루며 단체협약을 의도적으로 체결하지 않고 있다.
일례로 단체교섭에서 회사는 조합간부들이 과·차장 직급인데, 교섭 석상에서 대리 이하만을 단체협약상 조합원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궤변만 반복하고 있다는 것.
노조 관계자는 “샤측이 양보안이라고 내민 것이 대리 이상의 ‘기 가입자’는 1년 동안만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라며 “1년 뒤에는 노동조합을 박살내겠다는 의지를 스스럼 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연평균 1%에도 못 미치는 실질적 동결수준의 임금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점도 불만을 사고 있다. 2008년 설립 이후 1,000억 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쌓았음에도 직원들의 복지와 임금은 사실상 마이너스 수준으로, 회사 측이 직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 것이다.
이 밖에도 지난 3년 동안 D등급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의료비와 학자금을 지급하지 않는 차별적 복지제도로 위협했고, ODS팀이라는 전무후무한 직원간 편가르기 팀을 만들어 위화감 조성과 저성과자들이 심적 박탈감을 느끼게 만드는 등 전근대적인 기업문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주열 사무금융노조 현대차투자증권지부장은 “지금 현대차투자증권에 필요한 것은 껍데기만 바꾸는 사명변경이 아니라, 전근대적인 노사관계를 일소하고, 새로운 사명에 부합하는 노사관계와 비전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