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의 위치가 벼랑 끝에 몰렸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5일 대구은행 제2본점 등 12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박 회장과 은행 간부급 직원 등 6명을 입건했다.
박 회장의 집무실과 연루 혐의를 받는 부장급 간부 5명의 사무실 및 자택 등도 압수수색이 이뤄졌으며, 박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내려졌다.
박 회장 등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대량 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 회장 취임 직후인 2014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대량 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5% 상당의 수수료를 내고 현금화하는 수법으로 30억 원의 비자금을 마련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에 대한 비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박 회장의 행보와 거취 변화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경찰이 비자금 조성 의혹 관련 내사에 들어가면서 한 차례 자진사퇴설이 제기됐지만 박 회장은 “자진 사퇴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의혹이 있다면 경찰 조사도 성실히 받겠다“고 일축한 바 있다.
DGB금융 한 관계자는 “압수수색 관련해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는 상태”라며 “박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나온 얘기가 없다. 경찰 조사를 지켜본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박인규이 비자금 조성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횡령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면서 DGB금융지주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오후 1시50분 현재 DGB금융지주는 전날보다 3.45% 하락한 9,8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