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동부증권 최고경영자(CEO)인 고원종 사장과 노조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올해 3년 연임에 성공하며 10년 동안 동부증권 수장 자리를 맡게 된 고원종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다.
노조 측은 고 사장이 정책과 능력, 비전도 없이 강제 구조조정, 최저임금법 위반과 임금체불 등을 일삼아 직원들의 고혈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을 펼치며 고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징계성 성과체계 부터 임금체불 논란까지
동부증권 노동조합은 지난 22일 강남구 동부금융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구조조정 및 최저임금법 위반과 관련해 고원종 사장의 처벌 및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부증권지부는 “지난 2010년 6월 취임한 고 사장은 취임직후 종국적으로 리테일을 없애겠다고 공언하며 직원들을 협박하고 온갖 불합리와 만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 사장이 해마다 지점 수를 축소해 나가는 정책을 펼치면서 지점 수는 물론 직원 수도 급격히 줄었다. 2010년 기준 1,022명 이던 직원 수가 올해 현재 825명으로 약 20%가량 줄었으며, 전국 50여개에 이르던 지점 수도 30개로 대폭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동부증권은 최상위 등급은 A부터 최하위 C까지 총 5단계로 구성돼 있어 소위 ‘C등급제도’라고 불리는 성과급제도가 도입했는데 특히 C등급을 받을 경우 임금의 70%를 삭감하는 고강도 패널티를 적용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노조는 사측이 징계성 성과체계인 C등급제도를 만들어 직원 협박 및 강요를 통한 상시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고 사장은 그 동안 증권업계 최악의 성과제도를 운영하면서 C등급으로 낙인 찍힌 노동자들의 급여를 70%가량 삭감한 것도 모자라 기본급 150만원에 성과급을 지급하는 계약직으로 전환을 강요해 왔다”며 “이렇게 지난 8년 동안 수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강제 전환돼 왔다. 이는 사실상 사직서 제출을 강요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연차수당, 중식대, 교통비등이 모두 기본급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설정하는 포괄임금제를 통해 차별을 당했다”며 “회사 측의 이러한 행태는 차별대우뿐만 아니라 현행 최저임금법을 위반하고, 당연히 지급해야 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10년간 직원 고혈 착취? 고 사장, 성과 없이 성과급만 챙겨 ‘원성’
더욱이 문제는 사측이 영업점 축소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선 동안 정작 고 사장의 급여와 성과급은 해마다 증가했다는 점이다.
고 사장이 지난 한 해 수령한 연봉 총액은 급여 4억6,800만 원, 상여 1억400만 원 등 포함해 총 5억8,000만 원에 달한다. 동부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64억 원으로, 순이익의 9%에 달하는 금액이 고 사장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이로 인해 고 사장은 회사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음에도 매년 거액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노조 측은 직원 수는 급격히 줄이는 반면 임원 수를 늘린 사측의 행태를 꼬집었다. 1,000여명이 넘던 직원 수가 825명으로 줄어드는 사이 기존 20명이던 임원 수는 29명으로 오히려 늘었다는 것.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고원종 사장이 7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계열사를 불법 지원하고, 측근들의 충성심을 유지하기 위한 자금으로 사용했다”며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의 급여를 착취하거나 최저임금법을 위반했고, 기존의 복지제도까지 폐지하면서 업계 최저의 성과에도 아랑곳없이 업계최고의 성과를 챙겨가는 CEO에 등극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노조 관계자는 “실적 향상이나 미래를 위한 어떠한 신규투자도 하지 않으면서, 36년간 다져온 동부증권의 영업기반을 갉아먹고 오로지 직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기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각종 논란과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업계 내 이례적으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근 여비서 성추행 사건으로 자리에서 물러 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뒷배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