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생보사 빅3 가운데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이 지난 5년간 해외에서 2,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보생명은 같은 기간 5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명보험사 중 해외법인 진출 업체는 한화생명,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사 세 곳뿐이다.
이들 중 교보생명만이 유일하게 42만 달러(한화 4억7,745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은 2억 달러(한화 2,273억 원)의 손실을 봤다.
두 업체의 적자는 주로 동남아와 중국지역 해외법인에서 기인했다.
한화생명은 최근 그나마 베트남 법인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여전히 누적적자가 쌓여있으며,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의 손실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중국과 태국법인에서 손실이 쌓이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의 포화로 상품 판매가 정체되자 어려움을 겪게 된 생보사들 가운데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이 해외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누적된 해외법인의 적자가 기업 전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의 연간 영업이익 감소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2015년 영업이익에 약 37%에 달하는 1,852억 원이, 삼성생명은 2015년 영업이익 중 47%인 5,114억 원이 감소했다.
물론 업계 전반의 불황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지난해 발생한 영업이익 감소를 해외법인의 누적 영업손실에서 찾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더욱이 중국발 사드보복 문제 등을 비롯한 해외여건 악재가 호전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찬대 의원은 "해외법인의 손해가 반복될 경우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재무구조마저 위기를 맞을 수 있어 걱정"이라며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해외손실이 국내 보험료 상승 등으로 이어지는 것을 감시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한 관계자는 “세 법인 중 베트남 법인의 경우 최근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로 돌아섰다"며 "이러한 경험을 잘 살려 빠른 시일 내로 다른 해외 법인 실적도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