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하이트진로의 파업이 계속 되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6개 공장 중 4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그나마 지난 18일 노조원들의 복귀 등으로 가동공장이 3개로 늘어난 상황이다.
하지만 노동조합과의 갈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업계 내에서는 노조 측의 무리한 요구가 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라지는 참이슬, 길어지는 임단협
하이트진로 노조는 지난달 25일일 본사 앞에서 파업출정식 연 이후로 현재까지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는 지난 17일까지 총 20차에 걸쳐 임단협을 진행했으나 번번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당초 노조 측은 임금을 9%까지 인상해 달라고 제시했다. 또 고용보장 및 대표이사의 교섭 참여도 요구했다.
하이트진로는 임단협이 길어지면서 노조가 요구한 ‘대표이사 교섭 참여’를 받아들여 17차, 20차 교섭에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또 기본금 인상 역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미 연초에 호봉 및 통상임금 3.5%를 선반영, 임금을 인상했지만 추가 인상도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사측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하이트진로 노조는 ‘책임 임원 퇴진’이라는 교섭 선결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협상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속된 파업으로 직원들도 지쳐가는 상황”이라면서 “길어지는 파업에 파업의 명분과 목적에 의문을 갖는 직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인사권’ 개입 ‘눈총’
노조의 ‘책임 임원 퇴진’이라는 교섭 선결조건은 노사 갈등 해소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회사는 노조가 고용보장을 요구하기 전부터 총 고용을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회사안을 제시하기도 했고, 여러모로 20차 협상에서 만큼은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임원퇴진 요구의 경우 회사의 본질적인 인사권에 해당하는 부분인 만큼 회사 측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임단협 협상쟁점과 회사의 고유권한인 ‘인사권’ 문제는 별개사항”이라며 “노조가 임단협 교섭테이블에 조속히 복귀해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노조가 교섭 전제조건으로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는 임원퇴진 등을 철회하면 임단협은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안팎의 우려도 적지 않다. 경영의 핵심인 인사권에 대한 무리한 요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일부 기업의 노동조합들 중에서는 인사권에 개입해 경영권을 제약하는 사례 등의 부작용과 채용비리 등의 악용 사례도 보여준 바 있다.
▶회사에 악영향만
장기화가 전망되는 파업으로 회사 피해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일부 유통채널에서는 참이슬, 필라이트 등이 재고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실제로 현재 참이슬이 없는 편의점들도 곳곳에 생기고 있다.
계속해서 제품공급에 차질을 빚게 될 경우 회사의 대외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의 걱정도 늘어가고 있다.
또 주류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이트진로의 캐시카우인 ‘참이슬’이 재고부족 상황에 놓이자 경쟁사들은 소매점에 공급량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4월 출시 이후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필라이트’도 재고 부족 상태에 놓여 경쟁사 또는 수입맥주에 자리를 내주게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 될수록 사측에 치명적"이라며 "하이트진로의 노조 리스크 해소가 시급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