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편의점업계 선두주자 BGF리테일이 2세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전무가 ‘초고속 승진’으로 신임 부사장 자리에 오르며 경영전면에 나서게 됐다.
수익성 악화로 회사의 실적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업황도 어두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정적인 영업환경을 극복할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리더십 역량을 보여줄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무 1년->전무 2년->부사장 ‘초고속 승진’ 뒷말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준비 중인 BGF리테일이 지난 9월 투자회사(BGF)와 사업회사(BGF리테일)로 회사 분할을 결정한 데 이어 지난 24일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투자회사인 BGF의 신임대표는 이건준 현 BGF리테일 부사장(경영지원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또한 홍정국 BGF리테일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BGF리테일 경영지원부문장과 BGF 전략부문장을 겸임하게 됐다.

홍 신임 부사장은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경제학과(학사)와 산업공학(석사)을 전공했으며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 와튼스쿨 MBA 과정을 거쳐 지난 2012년 BGF리테일에 입사했다.
이후 그의 앞날은 탄탄대로였다. 입사 3년만에 상무에 오르고 이후 1년 만에 다시 전무 자리에 오른 그는 다시 2년만에 부사장 명패를 달게 되면서 이른바 ‘승진 에스컬레이터’를 타게 된다.
이는 다른 타 기업 오너 자제들의 임우너 승진 속도와 비교해도 빠른 수준으로, 1982년생인 젊은 나이에 초고속 승진의 승진을 거듭한 셈이다.
사측은 편의점 업계 최초로 성공적인 해외진출(이란)을 이끈 점을 공로로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 내에서는 홍 부사장이 오너 2세라는 점을 감안해도 그의 승진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는 뒷말이 나올 정도.
BGF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사업회사인 BGF리테일은 편의점 사업의 지속성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영업·개발·상품의 사업핵심역량 강화에, 투자회사인 BGF는 미래 성장기반 구축 및 계열사의 경영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 이뤄진 것”이라며 “향후 요건을 갖춰 지주사로 전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편의점 경쟁 심화, 실적/주가 하락세…“보여줘야 할 때”
BGF리테일은 국내 편의점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는 '씨유(CU)'를 운영하는 업체다.
장기간의 불황으로 백화점, 홈쇼핑 등 유통업계 전반에 암울한 그늘 뒤덮였을 때도 1인 가구 시대를 맞아 편의점만큼은 눈부신 호황을 누리게 되면서 BGF리테일은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2007년 홍석조 회장 취임 당시 3,700여개에 불과했던 편의점CU 점포 수는 올해 9월 말 기준 1만2,000개를 돌파했다. 매출액도 2007년 1조5,000억 원에서 지난해 4조9,000억 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라이벌 업체인 GS25와 나란히 편의점시장의 성장을 이끌면서 지난 몇 년 간 가히 ‘편의점 전성시대’라 불리는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여전히 성장세는 유지 중이지만 편의점 경쟁 심화로 시장 자체의 성장 폭이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BGF리테일의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추진 움직임도 악영향으로 작용 중이다.
BGF리테일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한 1조5,235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8% 증가한 782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10.9%, 15.4% 증가한 5조 6,027억 원과 2,506억 원으로 수정 전망되고 있으며,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5.9%, 2.8% 증가한 5조 9,306억 원과 2,577억 원으로 실적이 큰 폭 둔화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BGF리테일의 주가 역시 지난 5월말 14만4,000원을 고점을 찍은 뒤 큰 폭 하락했다. 기업분할의 의구심과 대주주 지분 매각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이후 7월 최저임금 인상 등 편의점업계 부담 요인 발생도 기름을 부었다.
호시절 끝에 조심스레 편의점시장의 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신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남게됐으며, 이에 따른 홍정국 신임 사장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졌다.
현재 편의점 업체들이 노리는 새 먹거리는 해외 시장이다. 현재 이란 시장에 진출은 BGF리테일은 중동 및 동남아시아 지역 등 신흥 국가로의 진출을 본격화 할 구상을 세우고 있지만 가시화 된 성과가 나오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실적의 큰 폭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정적인 환경 극복이 관건”이라며 “향후 성장성과 수익성 확보에 대한 구체적 노력이 가시화돼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