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통합으로 올해 1월 출범한 KB증권이 공동대표 체재를 접고 1인 대표체재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통합 KB증권을 진두지휘해 온 두 명의 수장 윤경은·전병조 대표의 임기가 올해 12월 만료되면서 자연스럽게 단독 체재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합 1주년 “D-30” 쑥쑥 큰 KB증권
30년 명성의 ‘현대증권’이라는 이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통합 KB증권이 출범한 지 어느덧 1년을 채워간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6위였던 현대증권(3조2,789억 원)과의 결합은 KB투자증권(6,227억 원)을 단숨에 자기자본 4조 원대의 초대형 증권사 KB증권으로 탈바꿈시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KB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2,547억 원으로, 미래에셋대우(7조2,313억 원), NH투자증권(4조7,589억 원), 삼성증권(4조3,051억 원)에 이어 업계 내 네 번째로 많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을 만족시킨 KB증권은 지난 13일 금융위로부터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따냈다.
여기에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KB증권은 3분기 흑자로 돌아서는 등 하반기 본격적인 통합 및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KB증권 3분기 당기순이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410억 원으로 지난 2분기 177억 원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보더라도 12.99% 증가한 수치다.
특히 KB금융의 100% 자회사라는 강점을 이용해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서 '지주·은행·증권'의 3사 협업 시스템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KB금융은 계열사간 협업을 총괄하는 ‘그룹 CIB위원회’를 신설해 ‘One-Firm’ 영업의 기틀을 마련하고, 은행, 증권, 지주의 3사 겸직체제 도입으로 매트릭스 체계도 정립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CIB부문 유관부서들은 여의도 KB금융타워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KB증권은 2분기 코스닥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주목받던 제일홀딩스의 대표 상장 주관을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국내 IPO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공동대표 임기만료…1인 대표 체재 유력?
KB증권은 합병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경영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윤경은·전병조 공동대표 체재를 선택했다.
현대증권 출신 윤경은 대표는 WM 부문, KB투자증권 출신 전병조 대표는 CIB 부문을 양대 축으로 회사를 안정적으로 정상 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두 대표의 임기가 오는 12월 만료되면서 교체 여부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KB사태 이 조직 안정에 최대 포커스를 맞춰 온 KB금융이 3년 만에 회장과 행장 겸직을 분리하고 윤종규 회장·허인 행장 체제를 구축한 만큼 제2의 도약을 위한 과감한 세대 교체 및 인사 혁신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때문에 KB증권이 1인 체제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두 대표 중 한 명이 단독 대표로 올라서거나, 혹은 제3의 인물이 새로운 대표로 올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여러 가지 추측만 무성한 상태다.
다만 KB증권이 초대형IB 발행어음인가를 받지 못한 배경으로 윤 대표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만큼 두 대표 가운데 단독체재로 가게 될 경우 전 대표가 올라 설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KB증권 홍보팀 관계자는 “대표의 연임이나 인사와 관련해서 아직 전달 받은 내용이나 정해진 사항이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