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 발표로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 당분간 투자심리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전날(26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액을 15조3,765억 원, 영업이익 469억 원의 실적 전망치를 내놨다. 이는 4분기 3,790억 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앞서 경쟁사인 삼성중공업도 지난 12월 6일 후판 가격 인상분을 매출원가에 선반영해 2017, 2018년도 영업적자 전망 공시를 낸 바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수주 부진에 따른 매출액 감소와 후판 가격 인상 영향을 동일하게 받기 때문에 적자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재무구조 안정과 사업구조 개편 차원에서 현대중공업의 1조2,875억 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R&D투자를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체 유상증자 규모 가운데 8,000억 원은 차입금 상환, 4,000억 원은 스마트십 개발,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 등 R&D투자에 사용 예정이다.
사측은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그룹의 조선 3사가 순차입금을 모두 해소해 약 5,000억원 규모의 순현금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 해외법인과 부동산(현대미포에 매각한 공장부지) 매각으로 7,000억 원의 현금이 유입될 예정으로, 유상증자가 성공한다면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돌입할 수 있다는 목표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순차입금은 1조4,000억 원 수준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유지되고 있으나 추가 손실에 대한 금융권의 우려가 확대돼, 보다 강력한 경영개선 계획과 지배구조개편의 완성을 위해 현대중공업 유상증자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이어 “추가 손실, 재무구조 악화 우려로 인한 금융권의 여신 경색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대형 조선사들의 잇따른 유상증자 발표로 조선업에 대한 단기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오후 13시6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28.53% 떨어진 9만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4분기 적자 우려에 계열사 현대미포조선의 주가도 17.8% 하락한 7만6,200원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