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위메프가 업계 최초로 거래 시 가상화폐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 도입을 위해 빗썸과 제휴,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가상통화 ‘원더페이’ 적용되나
위메프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원더페이’에 빗썸에서 거래 가능한 12종의 가상화폐를 연동해 결제의 다양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12종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제트캐시, 이오스 등이다.

업계는 은행이나 카드사의 전산망을 거치지 않고 거래할 수 있는 이 새로운 결제 방식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지만 기대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문제는 단시간에도 가상화폐의 가격 변동 폭이 크게 달라져 결제 수단으로는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위메프는 빗썸과 고객이 가상화폐로 결제를 진행할 경우 그 시점의 시세를 금액으로 확정하는 방식으로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 방식이 채택되면 빗썸은 시세를 적용해 금액을 확정시키고 그 가치를 원화로 환산해 위메프에 입금해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메프는 빗썸과 가상화폐 결제 방식을 두고 여러 방안을 의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에 “시도의 의미” vs “해킹 등 우려 많아”
위메프의 실험적인 결제 시스템 도입에 여론의 반응도 뜨겁다.
업계에서 최초로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처음 도입하는 것 자체가 상징성이 있다는 평가와 사용 상 기존 카드 결제 등이 더 편리하고 시세 변동 우려도 커 정착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한 네티즌은 “누가 예전에 이메일로 편지 보낼 생각을 상상이나 했겠나, 당장 내일이 중요한 게 아니다. 네이버페이, 페이나우도 처음에는 정착이 쉽지 않았지만 현재는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보편적인 결제 시스템이 됐다. 시작이라는 것에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더 간편한 결제방법인 카드와 현금이 있는데 굳이 가상화폐를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 실시간 시세를 반영한다 하지만 단 10분에도 가격이 하늘과 땅으로 변하는 가상화폐로 결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시민 작가는 30일 한 매체에 출연해 가상화폐 결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가상화폐가 실제 거래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사기 이벤트”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전히 가상화폐에 대한 해킹 공격이 이어지고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말들도 나오고 있다.
▶정부 방향 나오지도 않았는데…“시기상조” 지적
더욱 가상화폐 결제가 논란으로 치닫게 하는 것은 정부의 방침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우려스럽다”는 입장도 조심스럽게 내놨다.
정부뿐 아니라 일각에서도 가상화폐는 ‘투기 수단’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때문에 가상화폐 결제가 논의 중인 것만으로도 위메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때문에 이번 결제 시스템 도입은 시작도 못한 채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사 측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결제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방침이지만 강력한 규제 잣대를 들이댄다면 결제에 가상화폐를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지난해 원더페이 도입 후 결제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인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정부 규제나 방향이 결정되지 않아 무리하게 진행할 수 없어 외부 상황 및 정부 정책에 따라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빗썸의 제안서를 받고 검토 중인 상황에서 조금 먼저 기사로 다뤄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도입 시기나 그 방식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